모처럼 따뜻한 봄볕에 늘 다니던 점심시간 산책코스를 어제는 청계천에서 서울광장으로 틀어봤다. 초록빛 잔디가 깔려 있는 서울광장의 모습이 언제 이렇게 바뀌었나. 딱 붙어 앉아 있는 연인들,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는 친구, 비스듬히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아저씨, 사색에 잠긴 듯 도심의 고독을 즐기는 이들…. 내로라하는 외국의 유명 공원에서나 봄직한 풍경 아닌가. 시간이 멈춰선 듯한 정적인 모습이 쌩쌩 달려대는 주변의 차량 행렬과 퍽이나 대조적이다.
‘빨리빨리의 대명사’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의 모습이 맞나 싶을 정도다. 서울광장이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었을까. 오래된 풍경에 나 혼자 물색없이 감탄을 늘어놓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11년 전만 해도 ‘붉은 악마’의 물결로 출렁댔던 역동의 장소였기에 지금의 정적인 모습이 마치 이국 풍경처럼 비쳤을 수도 있다. 광장의 여유가 부럽다. 아무리 갈 길이 바쁘다 해도 잠시 손을 놓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짬을 내어 마음을 편히 뉠 수 있는 곳이 광장일 터.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빨리빨리의 대명사’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의 모습이 맞나 싶을 정도다. 서울광장이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었을까. 오래된 풍경에 나 혼자 물색없이 감탄을 늘어놓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11년 전만 해도 ‘붉은 악마’의 물결로 출렁댔던 역동의 장소였기에 지금의 정적인 모습이 마치 이국 풍경처럼 비쳤을 수도 있다. 광장의 여유가 부럽다. 아무리 갈 길이 바쁘다 해도 잠시 손을 놓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짬을 내어 마음을 편히 뉠 수 있는 곳이 광장일 터.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2013-05-01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