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주 귀한 경험/육철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아주 귀한 경험/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12-11-19 00:00
수정 2012-11-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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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을 갔을 때, 공항 수하물대에서 여행 가방이 나오지 않으면 참 난감하다. 가방 안에 비싼 물건이 들어있는 건 아니지만, 옷가지 등 필수품이 없으면 여행 중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 10여년 전에 그런 일을 딱 한 번 겪었다.

장관 일행의 중동 3개국 순방에 함께 갔다. 첫날 프랑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카타르에 도착했다. 사단은 여기서 벌어졌다. 다른 짐은 다 나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내 가방만 감감 무소식이다. 파리 공항에서 옮겨 싣지 못한 모양이다. 시간을 지체한 일행에게 괜히 미안했다. 짐을 부친 꼬리표를 찾아 조치를 취해 놓았지만 영 찜찜했다. 별것도 아닌 일을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요로에 부탁까지 해 놨다. 일행으로부터 당분간 갈아입을 새 속옷과 새 양말 등이 속속 답지했다.

가방은 사흘 만에 쿠웨이트 숙소로 돌아왔다. 어찌나 반갑던지, 덥석 껴안았다. 며칠 전 신문을 보니 비행기 수하물이 딴 데로 샐 확률은 0.0039%란다. 허~이거, 희귀한 체험에 자부심이라도 느껴야 하나?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12-11-1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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