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기거하던 여성 노숙인이 지난봄부터 자취를 감췄다. 도대체 어디서 기숙하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먼발치이긴 해도 오랫동안 보니 그런 마음이 절로 든다.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딱 그짝이다. 어느 날 그녀를 봤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입던 두툼한 점퍼차림에 털모자까지 그대로여서 눈에 확 띄었던 것이다.
경희궁 근처 작은 공원이었다. 벤치에 누워 따뜻한 햇살을 즐기는 듯했다. 반가웠다. 그날 이후 또 그녀의 종적이 오리무중이다. 한두 달 지났을까 며칠 전 그녀가 한눈에 들어왔다. 청계천 도로변에 세워진 하얀 파라솔 아래 그녀가 앉아 있었다. 무척 한가롭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햇볕을 피해 파라솔 의자에 앉은 그녀, 옷차림만 아니라면 오후를 즐기는 평범한 시민의 모습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혹여나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갔던 여름 해변가의 추억에 잠겨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무슨 사연으로 그리됐는지 그녀의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경희궁 근처 작은 공원이었다. 벤치에 누워 따뜻한 햇살을 즐기는 듯했다. 반가웠다. 그날 이후 또 그녀의 종적이 오리무중이다. 한두 달 지났을까 며칠 전 그녀가 한눈에 들어왔다. 청계천 도로변에 세워진 하얀 파라솔 아래 그녀가 앉아 있었다. 무척 한가롭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햇볕을 피해 파라솔 의자에 앉은 그녀, 옷차림만 아니라면 오후를 즐기는 평범한 시민의 모습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혹여나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갔던 여름 해변가의 추억에 잠겨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무슨 사연으로 그리됐는지 그녀의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2-06-08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