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또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달랑 한 장 남아, 더는 넘길 게 없는 캘린더를 보며 괜히 마음만 급해진다. 연초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거창한 약속은 끝내 물거품이 되고, 미처 못다 한 크고 작은 일만 쌓여 있으니 말이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세밑이다. 집안 정리를 하던 중 유효 기간을 훌쩍 넘긴 비타민제가 가득 든 약병을 발견했다. 약병을 쓰레기통에 넣으면서 아까운 마음과 함께 “이럴 거라면 진작에 필요한 누군가에게 줬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가 들었다.
문득 얼마 전 유사한 경험을 한 어느 선배로부터 들은 조언이 떠올랐다. “소중한 일이 심지를 내리기 위해선 때로는 내려놓고 버려야 함을 깨달았다.”는 요지의 충고였다. 그렇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도 그랬다지 않은가. “인생은 출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고. 또다시 희망의 새해를 맞으려면 부질없는 집착을 버리는 선택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세밑이다. 집안 정리를 하던 중 유효 기간을 훌쩍 넘긴 비타민제가 가득 든 약병을 발견했다. 약병을 쓰레기통에 넣으면서 아까운 마음과 함께 “이럴 거라면 진작에 필요한 누군가에게 줬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가 들었다.
문득 얼마 전 유사한 경험을 한 어느 선배로부터 들은 조언이 떠올랐다. “소중한 일이 심지를 내리기 위해선 때로는 내려놓고 버려야 함을 깨달았다.”는 요지의 충고였다. 그렇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도 그랬다지 않은가. “인생은 출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고. 또다시 희망의 새해를 맞으려면 부질없는 집착을 버리는 선택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11-12-27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