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그때 그 취재원/임태순 논설위원

[길섶에서] 그때 그 취재원/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1-08-23 00:00
수정 2011-08-2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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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정부는 인문계 고교생들에게도 직업교육을 적극 권장했다. 부족한 기능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였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직업훈련소에서 국비로 교육시키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때 충남 천안 근처의 노동부 산하 직업훈련소에서 만난 한 고교생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반에서 성적도 상위권이며 집안도 여유 있는 편이라는 그는 “직업훈련소로 오는 데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빨리 취업해 돈을 모아서 공장을 차리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을 다니다 부족한 것이 있거나, 필요성을 느끼면 대학에 가겠다는 말도 했다.

은행에서 시작된 고졸 채용 열풍이 확산되는 요즘 그가 더욱 생각난다. 과연 그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아니면 중도에 포기하고 대학에 갔을까. 우리 사회는 또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학력 간 임금격차가 여전하고, 대학진학률이 80%대까지 치솟은 걸 보면 아마 그가 진로를 바꾸지 않았을까 싶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1-08-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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