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 드시러 오세요.” 초대 받은 곳은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의 고택 조견당(照見堂). 햇보리쌀 점심 초대는 소박해서 좋았다. 토요일 점심을 먹으러 가기엔 다소 멀어 망설이다 마음을 냈다. 강원도산 햇보리는 구수했고, 옥수수범벅은 그 맛을 모르는 사람 입맛까지 잡았다. 묵은지를 씻어 냈고 나물과 떡까지 안주인의 푸근한 마음이 전해졌다. 거친 음식이 정신건강까지 지켜낸다는 강연과 함께 앙상블의 클래식 연주가 고택을 채웠다.
1827년 조선 순조 27년에 세워진 99칸의 거창했던 한옥은 전쟁을 거치면서 안채만을 남기고 모두 사라졌다 한다. 최근 고택을 되살리고 있는 젊은 주인의 열정이 돋보였다. 영월사람 김삿갓이 팔도 유람을 나서면서 이 집앞을 지나다 남긴 칠언절구 주련까지 집 구경도 좋았다.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 반야심경을 따 당호를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가난한 음식 보리밥이 별식이 되는 시대, 물질이 행복을 주더냐고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옛 어른의 가르침으로 되새긴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1827년 조선 순조 27년에 세워진 99칸의 거창했던 한옥은 전쟁을 거치면서 안채만을 남기고 모두 사라졌다 한다. 최근 고택을 되살리고 있는 젊은 주인의 열정이 돋보였다. 영월사람 김삿갓이 팔도 유람을 나서면서 이 집앞을 지나다 남긴 칠언절구 주련까지 집 구경도 좋았다.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 반야심경을 따 당호를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가난한 음식 보리밥이 별식이 되는 시대, 물질이 행복을 주더냐고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옛 어른의 가르침으로 되새긴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2011-06-30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