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을 갔다가 부의금을 내지 못했다. ‘아버님의 뜻에 따라 부의금은 정중하게 사절합니다.’는 글을 보고서야 부끄러운 손을 감췄다. 고인의 말씀을 따른 것일까, 교수인 상주의 뜻일까 잠깐 궁금했다.
최근 고인에 대한 새소식을 들었다. 두 아들이 졸업한 고교에 10억원을 기증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4년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마침 전달식이 회사 건물에서 있었다. “삼겹살 저녁이나 함께하려 했는데….” 동창회에서 마련한 조촐한 전달식이 행여나 아버지의 뜻을 그르칠까 아들은 염려하고 있었다. 고인은 평남 강동군 고천면 출신으로 서울 유학 중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대학을 중퇴하고 혈혈단신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한다. 곳곳에 꾸준하게 기부해 왔음을 돌아가신 후에야 아들들도 알았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 고향의 지명을 자신의 호로 삼았던 고천 이상목 선생. 그리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 장학기금을 만들고, 후배들에게 멘토 노릇을 약속한 아들들의 뜻이 참으로 아름답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최근 고인에 대한 새소식을 들었다. 두 아들이 졸업한 고교에 10억원을 기증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4년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마침 전달식이 회사 건물에서 있었다. “삼겹살 저녁이나 함께하려 했는데….” 동창회에서 마련한 조촐한 전달식이 행여나 아버지의 뜻을 그르칠까 아들은 염려하고 있었다. 고인은 평남 강동군 고천면 출신으로 서울 유학 중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대학을 중퇴하고 혈혈단신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한다. 곳곳에 꾸준하게 기부해 왔음을 돌아가신 후에야 아들들도 알았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 고향의 지명을 자신의 호로 삼았던 고천 이상목 선생. 그리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 장학기금을 만들고, 후배들에게 멘토 노릇을 약속한 아들들의 뜻이 참으로 아름답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2011-06-21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