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낯익은 거리 풍경이 있다면 손에 커피를 들고 다니는 이들을 종종 만난다는 거다. 음식을 포장·판매하는 ‘테이크 아웃’ 덕분이다. 어릴 적 나도 ‘테이크 아웃’ 심부름을 하곤 했다. 아버지가 간밤에 술을 드셔서 속이 편치 않으면 나는 다음 날 아침 시장통에 달려가야 했다. 냄비를 가져 갔는데, 그곳에 선지를 송송 썰어 넣은 해장국을 가득 담아 왔다.
중국집에 들락날락한 이유도 자장면을 먹으러 간 것보다 오빠 심부름이 더 많았다. 냄비를 가져가서 자장면을 테이크 아웃해 왔다. 당시 사춘기이던 오빠 계산으로는 냄비를 가져가면 자장면을 더 많이 준다는 거였다. 심부름하고 곁다리로 얻어먹는 자장면은 완전 ’짱’이었다. 가끔 선지 해장국에 입맛을 다시는 것도 아버지가 딸에게 남긴 일종의 ‘맛 물림’이지 싶다.
이젠 웬만한 식당에서는 종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예쁘게 담아서 판다. 국물 있는 음식도 포장해 준다. 참 세상 좋아졌다. 그래도 냄비 들고 테이크 아웃하러 다니던 때가 그립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중국집에 들락날락한 이유도 자장면을 먹으러 간 것보다 오빠 심부름이 더 많았다. 냄비를 가져가서 자장면을 테이크 아웃해 왔다. 당시 사춘기이던 오빠 계산으로는 냄비를 가져가면 자장면을 더 많이 준다는 거였다. 심부름하고 곁다리로 얻어먹는 자장면은 완전 ’짱’이었다. 가끔 선지 해장국에 입맛을 다시는 것도 아버지가 딸에게 남긴 일종의 ‘맛 물림’이지 싶다.
이젠 웬만한 식당에서는 종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예쁘게 담아서 판다. 국물 있는 음식도 포장해 준다. 참 세상 좋아졌다. 그래도 냄비 들고 테이크 아웃하러 다니던 때가 그립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1-06-01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