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대 종주.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경남 산청 대원사에 이르는 지리산 내의 가장 긴 종주코스다. 무척 힘든 산행이지만 매력이 넘친다. 백이십리 가까워 보통 2박3일 정도 걸린다. 낮이 긴 5~7월이면 쫓기듯 이곳을 찾아든 도시 산꾼들이 당일치기 유혹에 빠져드는 곳이기도 하다.
징검다리 연휴에 홀로 화대 종주에 나섰다. 긴장됐다. 한달 전부터 준비했다. 해뜨기 전 화엄사를 출발해 해지기 직전 대원사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계획은 15시간대였다. 당일치기 종주에는 눈살 찌푸리는 사람도 있지만 음식쓰레기 등 흔적을 덜 남겨 좋다. 화대 코스에 쉬운 곳은 한 곳도 없다지만 중간지점 선비샘에서 맞닥뜨린 비바람은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폭풍우 속의 천왕봉~대원사 구간이 특히 힘들었다. 궂은 날씨 탓에 인적조차 드물었다. 거친 돌길은 몹시 미끄러웠다. 신경이 곤두섰다. 그래도 자연이 잘 보존돼 있어 행복했다. 계획대로 종주를 마친 뿌듯함에 피로도 잊었다. 원시의 속살을 드러낸 대원사 코스는 지리산의 보석이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징검다리 연휴에 홀로 화대 종주에 나섰다. 긴장됐다. 한달 전부터 준비했다. 해뜨기 전 화엄사를 출발해 해지기 직전 대원사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계획은 15시간대였다. 당일치기 종주에는 눈살 찌푸리는 사람도 있지만 음식쓰레기 등 흔적을 덜 남겨 좋다. 화대 코스에 쉬운 곳은 한 곳도 없다지만 중간지점 선비샘에서 맞닥뜨린 비바람은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폭풍우 속의 천왕봉~대원사 구간이 특히 힘들었다. 궂은 날씨 탓에 인적조차 드물었다. 거친 돌길은 몹시 미끄러웠다. 신경이 곤두섰다. 그래도 자연이 잘 보존돼 있어 행복했다. 계획대로 종주를 마친 뿌듯함에 피로도 잊었다. 원시의 속살을 드러낸 대원사 코스는 지리산의 보석이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1-05-20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