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제비새끼/이춘규 논설위원

[길섶에서] 제비새끼/이춘규 논설위원

입력 2010-08-04 00:00
수정 2010-08-0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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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들녘 제비마을 제비들이 대부분 번식을 마쳤다. 두 쌍은 새끼를 늦게 낳아 기르고 있다. 단층 슬래브집 처마 밑 구석 제비집에서 크고 있는 새끼 네 마리가 무척 귀엽다. 검은 눈동자들은 초롱초롱하다. 비행 연습을 시작할 때다. 곧 거친 세상에 나가 혼자 살아 남아야 한다.

부근은 제비들이 몰려들 환경이다. 팔당호 인근이라 수질보호를 위해 친환경 우렁이 농법을 써 우렁이가 많다. 오리농법도 활용한다. 잡초 제거에도 제초제를 쓰지 않는다. 땡볕 아래 촌로가 논두렁 풀을 베고 있다. 제비들이 먹을 곤충이 넘친다. 강에는 철새들의 비행이 힘차다.

팔당호 수질 보호를 위한 친환경농법의 그늘도 적지 않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이 억제된다. 환경에는 좋지만 조금은 불편하단다. 도시사람들이 길가 논에서 우렁이를 잡아간다. 길옆 밭에서 고추 등 농작물을 슬쩍 훔쳐가는 얌체족도 많다. 논·밭 여기저기에 훔쳐가지 말라고 호소하는 푯말이 서 있다. 제비들에겐 좋은 서식환경이 현지 농민들을 힘겹게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0-08-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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