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차(茶)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함께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히 차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포장도 뜯지 않았던 다기 세트도 꺼내고, 차 박람회에 가서 도자기로 된 숙우와 대나무로 만든 걸름망도 새로 샀다. 전문가들이 보면 코웃음을 칠 수준이지만 차 마실 준비는 거의 마친 셈이다. 문제는 탁자였다. 거실의 우중충한 테이블과 차가 영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딱 어울릴 차탁을 구해 놓았다.”는 기별이 왔다. 테이블을 치우고, 주변의 잡동사니도 싹 정리한 뒤 차탁을 들여놓았다. 나지막한 통나무 차탁이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그런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훨씬 넓어지고 여유로워진 거실. 편안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무언가로 가득 차 있던 공간이 한순간에 산거(山居)로 변한 것 같았다.
김봉건 동의대 연구교수가 쓴 ‘차 문화 산책’ 서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차 생활을 하면 의식주 생활 전반에 변화가 오고, 텅 비움의 미학을 이해하게 된다.’ 정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딱 어울릴 차탁을 구해 놓았다.”는 기별이 왔다. 테이블을 치우고, 주변의 잡동사니도 싹 정리한 뒤 차탁을 들여놓았다. 나지막한 통나무 차탁이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그런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훨씬 넓어지고 여유로워진 거실. 편안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무언가로 가득 차 있던 공간이 한순간에 산거(山居)로 변한 것 같았다.
김봉건 동의대 연구교수가 쓴 ‘차 문화 산책’ 서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차 생활을 하면 의식주 생활 전반에 변화가 오고, 텅 비움의 미학을 이해하게 된다.’ 정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6-23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