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네 이웃들은 참 살가웠다. 넉넉하지 않음에도 나누고 챙기는 정만은 늘상 넘쳐났는데. 지금 각박한 삶은 그래서 옛날의 우리 고향 인심을 문득문득 떠올리게 한다. 조금만 마음자리를 내면 이웃끼리 흐뭇하고 오붓할 텐데. 나부터가 이웃 챙기기라면 귀찮고 성가시니, 남 탓해서 뭣할꼬. 혼잣 속으로만 어린 시절의 이웃을 사무치게 그릴 따름이다.
오랜만에 만난 이웃 인심이 반갑다. “아래층에 새로 이사왔어요.” 30대 초반 아낙이 상냥한 인사말을 얹어 건네는 시루떡. 쟁반에 정갈하게 담긴 인사 떡이 유난히 예쁘다. 이웃의 정이 더 반가운 게지. 어렸을 때 우리네도 그랬는데. 마을에 새로 든 이웃은 으레 떡 쟁반을 돌리곤 했다.
오랜만에 받아든, 예사롭지 않은 인사 떡. 답례도 제대로 못한 채 엉거주춤 선 모습이 어색했을까. 떡 돌리는 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오히려 죄송하단다. 그게 아닌데. 너무 반갑고 좋아서 당황했을 뿐인데. 돌려줄 쟁반에 과일이라도 몇 개 담아야겠다.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오랜만에 만난 이웃 인심이 반갑다. “아래층에 새로 이사왔어요.” 30대 초반 아낙이 상냥한 인사말을 얹어 건네는 시루떡. 쟁반에 정갈하게 담긴 인사 떡이 유난히 예쁘다. 이웃의 정이 더 반가운 게지. 어렸을 때 우리네도 그랬는데. 마을에 새로 든 이웃은 으레 떡 쟁반을 돌리곤 했다.
오랜만에 받아든, 예사롭지 않은 인사 떡. 답례도 제대로 못한 채 엉거주춤 선 모습이 어색했을까. 떡 돌리는 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오히려 죄송하단다. 그게 아닌데. 너무 반갑고 좋아서 당황했을 뿐인데. 돌려줄 쟁반에 과일이라도 몇 개 담아야겠다.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2010-04-19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