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으로 책이 배달됐다. ‘마음의 녹슨 갑옷’. 미국의 희극작가인 로버트 피셔가 쓴 것이다. 작가 이름도, 출판사도 생경했다. 사연을 보니 이해가 갔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을 읽고 이 책을 보낸다는 출판사 대표의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알아주지 않는 현실을 칼럼에서 사례로 들었는데 그 글이 무척이나 가슴에 와닿으셨던 모양이다.
‘마음의 녹슨 갑옷’은 헛된 자존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현대인들에게 교훈이 될 만한 책이다. 위대한 영웅의 소명에 심취돼 살아 온 기사의 이야기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갑옷이 오히려 족쇄가 됐음을 발견하고 벗어 버리려 했지만 너무 오래 입고 있었던 탓에 벗겨지지가 않는다. 몸에 굳어버린 갑옷을 벗기 위해 머나먼 여행을 떠난 기사는 자연의 소리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삶의 무거운 짐이 바로 늙고 고집센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갑옷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마음의 녹슨 갑옷’은 헛된 자존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현대인들에게 교훈이 될 만한 책이다. 위대한 영웅의 소명에 심취돼 살아 온 기사의 이야기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갑옷이 오히려 족쇄가 됐음을 발견하고 벗어 버리려 했지만 너무 오래 입고 있었던 탓에 벗겨지지가 않는다. 몸에 굳어버린 갑옷을 벗기 위해 머나먼 여행을 떠난 기사는 자연의 소리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삶의 무거운 짐이 바로 늙고 고집센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갑옷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2-08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