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농축산물 절도/이춘규 논설위원

[길섶에서] 농축산물 절도/이춘규 논설위원

입력 2010-01-26 00:00
수정 2010-01-26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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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어느날 아침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뒷집 한 아저씨네가 재산목록 1호 소를 밤사이 도둑맞은 것이다. 이전에 큰 절도사건이 없었던 마을이다. 그래서 아저씨 집 본채 옆의 외양간 경비 태세는 허술했다. 흙담으로 된 허름한 외양간은 고쳐지지 않은 채 그후에도 텅 비어 있었다. 소는 끝내 찾지 못했다.

아저씨는 소 도난 충격으로 웃음을 잃어 버렸다. 농축산물은 농민들에게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극진한 애정을 쏟는다. 농사 경험이 없는 도시인들은 절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농축산물에는 농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있다. 분신 같은 농축산물을 도둑맞으면 후유증은 상상외로 크다. 재기불능의 상처도 입는다.

양평 두물머리 인근에 농축산물 절도단 신고를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수상한 차량이 나타나면 면사무소 등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전국적으로도 농축산물 절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벼, 소, 인삼 등 농축산물 절도는 정말 나쁜 범죄다. 절도범들은 끝까지 추적, 엄벌해야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0-01-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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