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릴레이 기고 <14>
경상남도가 중앙부처를 품에 안았다. 경남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 1월 ‘우주항공청법’ 국회 통과에 이어 5월 이뤄진 우주항공청(KASA) 개청을 두고 하는 말이다.KASA 개청에는 ‘세계 5대 우주 강국’이란 국가 비전뿐 아니라 330만 경남도민의 염원이 담겨 있다. 우주항공산업과 함께 경남의 기존 주력산업이 동반 성장하고, 인재가 모여들며, 이곳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꿈을 실현하는 새로운 청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국가우주위원회는 KASA 개청에 발맞춰 경남을 ‘위성’, 전남을 ‘발사체’, 대전을 ‘연구·인재개발’ 특화 지구로 지정해 우주산업을 이끌 3각 체제를 마련했다. 우주산업의 요체인 ‘위성’, ‘발사체’, ‘연구·인재개발’ 거점을 수도권에서 상당히 떨어진 중남부 지역에 분산 배치한 것은 구호에 가까웠던 ‘지역 균형 발전’을 지역민의 피부에 와닿게 한 혁신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경남은 위성 특화지구를 토대로 서부경남 100만 인구 형성이란 새로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대전과 전남 또한 특화지구 선정을 발판으로 미래 비전을 그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각 지역의 번영’과 ‘공동의 번영’이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음을 3개 광역단체가 확인시키고 있는 셈이다.
‘공동의 번영’ 범주는 우주항공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민선 8기 경남도는 우주항공에 이어 남해안에 주목하고 있다. 남해안이 품은 섬과 갯벌 등 천혜의 자원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이 또한 혼자서는 아니다. 남해안에 연접하고 있는 전남, 부산과 함께다. 3개 광역단체는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 벨트 구축을 공동 번영 어젠다로 연계·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남해안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제정 또한 공동 추진한다. 지역 번영이 곧 공동의 번영이며, 공동 번영이 지역의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말이다.
이러한 지역 협력과 연계가 수도권이 국가 인구와 자원의 절반 이상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대체할 ‘범 지역 다극 체제’란 새로운 지역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 각 지역이 서로의 지분을 빼앗으며 수도권에 대항까지 해야 하는 각축전이 아닌 지역과 지역이 손을 맞잡아 자생적 구심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희망의 모델 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상남도가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2024-07-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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