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규제 혁신의 성공조건/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기고] 환경규제 혁신의 성공조건/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입력 2022-08-29 20:34
수정 2022-08-30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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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26일 새 정부의 첫 규제혁신전략회의가 있었다. 규제혁신은 어느 정부나 피해 가지 못한 단골 주제다. 1982년 성장발전저해요인개선위원회를 시작으로 1998년 규제개혁위원회로 발전하면서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비효율적 규제를 억제했다. 얼핏 산업 활동이나 오염방지기술에 간섭하는 환경규제가 개혁의 중요한 대상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런 단선적 형식논리를 극복하는 것이 환경규제 혁신의 진수다. 환경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탄소중립과 탈플라스틱 흐름 속에서 반환경적 기업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이번 환경규제 혁신방안은 국내외 현실을 인식해 환경성과를 높이면서도 사회경제적 편익을 배가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성과 중심의 혁신유도형 규제로 전환해 더 나은 환경을 구현하고 민간혁신을 이끄는 것이다. 환경규제 핵심방안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폐기물재활용, 화학물질 규제, 환경영향평가 등을 혁신해 현장 이행력을 높이고 국민 부담을 줄이면서 환경안전은 강화한다. 그리고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등 환경정책 목표와 직결된 규제를 개선하고 필요한 지원을 병행해 녹색사회를 창출한다. 아울러 비슷하거나 중복된 규제를 일원화하고 비합리적인 규제는 현실화하면서 모호한 규정을 명확하게 정비한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혁신도 지속적인 관리와 소통, 담당자들의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환경규제 혁신이 성공하려면 국민 눈높이에 닿아야 한다. 국민에게 필요하고 경제사회에 이익이 돼야 사회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더 나은 환경을 담보할 수 있도록 세련되고 다양한 방법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환경규제 혁신의 목표와 방향을 향상된 환경에 두고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현장 여건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또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가능하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규제를 받는 사업자들이 예측가능성을 갖고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준비할 수 있다.

정부나 기업의 담당자들이 관행에서 벗어나 혁신적 사고와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혁신의 방향과 내용,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술발전을 반영하지 못하고, 현장에서도 외면받는 환경규제들이 있다면 합리적으로 개선돼 실질적인 환경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를 매개로 환경가치가 더 높아지며 환경사업의 새로운 기회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22-08-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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