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포트 리가트의 성모, 1949.
미술에서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사랑을 꼽는다. 달리는 10년 연상인 아내 갈라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녀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53년 동안 오직 갈라만을 사랑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비평가 니나 소피아 미랄레스는 “갈라가 없었다면 위대한 예술가도 없었을 것”이라고 갈라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달리는 갈라에게 모든 것을 의존했고 아내를 여신처럼 숭배했다. 그 증거로 1930년쯤부터 작품에 ‘갈라 살바도르 달리’라는 공동 이름으로 서명했다.
‘포트 리가트의 성모’라는 그림에서는 초월적 존재인 성모 마리아로 분한 갈라가 등장한다. 달리는 1982년 갈라가 세상을 떠나자 방에 커튼을 친 채 먹고 마시기를 거부했으며 누구도 아내의 이름을 입 밖에 꺼내지 못하게 했다. 전기작가 팀 맥거크는 “갈라의 죽음 이후 달리는 그림 또는 삶에 대한 의지를 잃었다”고 적었다. 살아 있지만 죽은 상태였던 달리는 1989년 85세로 사망했다.
2023-03-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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