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명과 수습에만 급급한 與, 국정 제대로 살피겠나

[사설] 해명과 수습에만 급급한 與, 국정 제대로 살피겠나

입력 2023-04-07 01:10
수정 2023-04-0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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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오늘 퇴임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오늘 퇴임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다 경제 불확실성마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 주고 있는 난맥상은 유감스럽다. 일련의 정상외교로 북핵 위기가 최악의 고비를 넘어설 실마리가 보이고 있는 만큼 집권당에는 국민의 마음을 다잡아 국정을 안정적 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이 주어져 있다. 하지만 국회 다수 의석에 기반한 제1야당의 횡포에 대책 없는 비판만 무성할 뿐 난국을 풀어갈 의지도, 정치력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김기현 대표는 어제도 논란을 빚은 당 지도부의 잇따른 망언과 실언에 사과하면서 공개 경고했다. 지난달 8일 취임한 대표가 부적절한 언행에 경고한 것이 벌써 네 번째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광주민주화운동 및 제주 4·3사건 발언의 부정적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조수진 민생119특별위원회 위원장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발언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국정 과제를 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더욱 우려스럽다. 김 대표는 어제 ‘국민에 대한 예의’를 거론하며 ‘의원 정수 30석 이상 감축’ 방안을 내놓았다. 실언으로 여론이 좋지 않다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문제를 고민 없이 던지고 보는 자세는 바람직스러울 수 없다. 전기·가스 요금도 국정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여론의 눈치를 보며 동결을 결정했다가 역풍이 불자 다시 ‘민당정 간담회’를 열어 재논의한 국민의힘이다. 전주을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는데도 고작 8.0% 득표에 그쳤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는 15.5%를 얻었다. 말만 외치는 ‘총선 승리’가 가능할지 국민의힘 구성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어 보라.
2023-04-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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