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증시 긴급 진단
8년 5개월 만에 최악… 주가 8.39% 급락외국인 11거래일 연속 ‘셀코리아’ 원인
“美·유럽 수출 급감에 증시 약세 불가피”
“세계 경제 반등 어려워 하반기도 지속”
1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무려 133.56포인트가 떨어져 1457.64를 기록한 코스피 종가 전광판을 보며 이마에 손을 얹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이날 코스피가 급락한 이유는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214억원가량을 순매도하며 11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 갔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환자 증가세가 이어지며 뉴욕증시의 시간 외 선물이 장중 한때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공포 심리가 급격히 커져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 17일 코스피가 42.42포인트(2.47%) 내렸을 당시 외국인 순매도액(1조 93억원)의 절반 수준인데 하락폭이 3배나 되는 점을 주목했다. 외국인 매도를 소화하는 매수세가 이젠 실종됐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기 수요자들조차 앞으로 증시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증거”라며 “코로나19 사태 수습 후에도 한동안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세계의 공장’ 중국이 먼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세계의 소비시장’인 미국과 유럽까지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우리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수출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어 상반기까지는 증시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160개국에서 우리 국민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전 세계가 국경을 봉쇄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볼 때 하반기에 세계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하반기에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며 “중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10%가 될 가능성도 제기돼 올 세계 경제성장률 역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20-03-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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