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사상 최초 ‘공모’로 수장 임명
원칙 중시… 파업 때마다 노조 대립
우여곡절 끝 尹정부서 화려한 컴백
한문희 사장
24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수장으로 취임하는 한문희 사장에게 구성원들은 철도의 위상 및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고립무원에 빠진 철도의 구원투수로 ‘전문가’가 등판하자 철도산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2005년 공사 설립 후 철도 출신이 수장에 오른 것은 초대 신광순 사장에 이어 두 번째이나 공모를 통한 임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 사장은 철도청장에서 사장에 임명됐다.
한 사장은 준비된 코레일 사장으로 평가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윤석열 정부에서 화려하게 컴백하게 됐다. 1984년 철도고를 졸업한 뒤 철도청에 입사했고, 행정고시(37회) 합격 후에도 철도를 선택해 2018년 4월 퇴사할 때까지 30년 이상 몸담은 ‘철도맨’이다.
2004년 철도를 건설과 운영으로 상하 분리하는 1차 구조개혁의 실무 책임자로 총괄했고, 공사 전환 후 ‘실·단·본부장’을 맡아 코레일 안정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산증인이다. ‘원칙’을 중시하다 보니 파업 때마다 철도노조와 대립했고, 수서발 고속철도 당시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며 국토교통부와 정면충돌해 ‘노정’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사가 됐다. 코레일에서 장기간 ‘요직’을 맡으면서 업무역량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극복의 대상으로 분류돼 굴곡을 겪기도 했다.
권토중래했지만 코레일 사장으로서 예고된 일정은 험난하다. 철도 안전은 기본이고, 코레일이 담당하고 있는 유지보수 및 관제 업무를 건설 주체인 국가철도공단에 넘기는 2차 구조개혁에 대한 대응이 주목된다. 유지보수 및 관제 기능 이관 시 코레일은 열차 운행기관으로 위상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철도 설계에 참여한 주체라는 그의 입지와 철도 개혁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현 상황이 묘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코레일과 철도공단 간 갈등도 우려되고 있다. 해묵은 과제인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인 SR과의 통합 문제도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다. 철도노조가 고속철도 쪼개기 확대를 통한 철도 분할 고착화를 주장하며 9월 총파업을 예고해 비상이 걸렸다. 코레일 관계자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심각한 상황에서 조직 안정화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07-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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