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90달러 갈 수도” … 중동 리스크에 국제유가 더 오르나

“배럴당 90달러 갈 수도” … 중동 리스크에 국제유가 더 오르나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4-03-23 15:00
수정 2024-03-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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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정보청 등 “브렌트유 90달러 간다” 전망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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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 상승
국제유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 상승 국제유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 상승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러시아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데 이어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79.72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16달러(2.8%)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 대비 2.11달러(2.6%) 오른 배럴당 84.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6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설치된 유가 정보판. 2024.3.14
hwayoung7@yna.co.kr
(끝)


국제유가가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유가의 반등이 둔화되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해 리스크에 선박 우회하며 원유 수요↑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1일(현지시간) ‘2024년 3월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8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달 전인 2월 보고서의 전망치보다 4달러 높은 것이다. EIA의 국제유가 전망치 상향 조정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연장을 반영한 것이다. OPEC+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 감산 조치를 오는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19일에는 스위스 소재 글로벌 원유거래업체 군보르의 프레데릭 라세르 글로벌 리서치·분석 총괄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OPEC+ 회원국들이 2분기 이후에 감산을 이어가지 않더라도 3분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90달러에 거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라세르 총괄은 산유국들이 2분기 이후에 추가 감산한다면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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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야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2023.12.6 TASS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야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2023.12.6 TASS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에서 시작해 홍해까지 확산된 ‘중동 리스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안정되는 듯했던 국제유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튜유(WTI)는 배럴당 83.47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87.38달러에 거래돼 나란히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라크의 석유 수출량 감축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 등이 잇따르며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이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원유 시장에서는 후티 반군이 홍해 지역을 장악한 뒤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이 늘고 있어 이에 따른 원유 수요를 점치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박의 이동 거리가 늘면서 추가 발생하는 연료 수요는 올해 전체 원유 수요의 8%에 달하는 규모로 결코 작지 않다”면서 “유가 상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中 부양책·美 금리 인하도 유가 자극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의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를 자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의 비축유 재구축 움직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은 주요국의 원유 수요를 늘리는 요인인 반면, 산유국의 감산에 맞서 원유 공급을 지탱해왔던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미국의 휘발유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30% 가까이 상승했으며, 계절적으로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진입함에 따라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미국 휘발유가격의 강세는 국제유가에 또다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어 연준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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