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내 집 마련 월급 꼬박 모아도 ‘14년’

서울서 내 집 마련 월급 꼬박 모아도 ‘14년’

옥성구 기자
옥성구 기자
입력 2022-12-21 21:56
수정 2022-12-2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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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도 2년 늘어나 ‘10년’
임대료에 월소득 16% 소진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14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집을 사려고 해도 10년간 월급을 온전히 저축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5만 10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집값이 떨어지기 이전인 올해 1월까지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수(PIR)는 중위수 기준 14.1배로 전년(12.5배)보다 높아졌다.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 PIR은 수치가 높을수록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PIR이 14.1배라는 것은 월급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 서울에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기간이 14.1년 걸린다는 의미다.

지난해 집값이 뛰면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한 기간은 2020년보다 늘어났다. 수도권 PIR은 중위수 기준 2020년 8.0배에서 지난해 10.1배로 뛰었다. 수도권에서도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차곡차곡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간이 2년 더 늘어난 셈이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데이터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이 아닌 평균으로 따져 보면 지난해 서울 PIR은 15.4배까지 높아진다.

전국으로 넓혀 봐도 지난해 자가 가구의 PIR은 중위수 기준 6.7배로 전년(5.5배)보다 상향됐다. PIR이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세종(10.8배), 경기(9.9배)였다.

지난해 전월세 등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비율(RIR)은 전국 기준 15.7%로 전년(16.6%)보다 소폭 감소했다. 월소득 중 15.7%를 임대료로 낸다는 의미다.

수도권 RIR도 2020년 18.6%에서 지난해 17.8%로 줄었지만, 서울 RIR만 21.3%에서 21.6%로 늘었다. 월소득이 오르는 것에 비해 월 임대료 상승폭이 더 컸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2-12-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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