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 늘리자, 서울 집값 9억→11억 껑충

표본 늘리자, 서울 집값 9억→11억 껑충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1-08-17 20:54
수정 2021-08-1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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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안 올랐다’는 정부 통계 엉터리

부동산원, 7월 표본 2배 확대하니 2억↑
서울 아파트 첫 11억… 민간 통계와 비슷
수도권 집값 상승률도 13년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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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이 아파트값 통계 표본을 확대하자 서울 집값이 단번에 2억원 가까이 뛴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930만원으로 집계됐다. 6월 9억 2813억원에서 무려 1억 8117만원 올랐다. 부동산원이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7월부터 표본 수를 1만 7190가구에서 3만 5000가구로 2배 가량 늘리자 한 달 사이 가격 상승폭이 2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값(아파트를 가격 순서대로 정리했을 때 중간값)은 9억 4000만원으로, 전달(8억 9519만원) 대비 5.0% 뛰며 9억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2013년부터 KB부동산·부동산114 등 민간기관이 발표하는 통계 대신 부동산원이 집계한 통계를 활용해왔다. “KB부동산은 호가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원 통계가 더 정확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표본집단이 너무 작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부동산원이 조사 대상을 늘리자 통계 결과는 KB부동산 등 민간기관의 수치와 거의 같아졌다. 지난 7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의 경우 KB부동산은 7억 2406만원, 부동산원은 7억 2126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 효과를 홍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부동산원의 통계를 활용해 온 셈이다. 이로써 정부의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부동산원의 집값 통계에 대한 신뢰도까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집값은 정부가 20여차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 가파른 상승세로 치솟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60% 올랐다. 0.49%였던 지난 6월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0.17%→0.26%→0.40%→0.51%로 4개월 연속 점점 커졌다. 2·4 대책 이후 3월 0.38%, 4월 0.35%를 기록하며 일시적으로 상승폭이 줄었으나 5월부터 0.40%로 반등한 뒤 계속 올랐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주택 매매가격도 1.17% 상승하며 5월(0.86%)과 6월(1.04%)에 이어 오름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달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2008년 6월(1.80%)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었다.

2021-08-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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