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상 부동산마케팅협회 초대 회장
26년간 100여곳 분양한 ‘미다스의 손’상품 개발·시장 분석·판매 전략 전문가
“대행업, 재산권 다룰 치밀한 지식 필요
자격 강화해도 건설업 면허 요구는 의문”
“분양대행업을 부동산산업의 한 축으로 키우고, 종사자들의 전문지식 교육에 앞장서겠습니다.”
이윤상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 초대 회장이 23일 분양대행업의 전문 산업 육성과 종사자의 전문지식 교육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고 있다.
이 회장은 부동산 분양· 마케팅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26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의 손을 거친 대규모 아파트·상가 분양 현장만 100여곳이 넘는다. 최근 분양을 마친 경기도 용인 한숲시티(6800가구)를 비롯해 의왕 내손 e편한세상(2422가구) 아파트 등 전국에서 대규모 아파트·상가를 성공리에 분양했다.
이 회장의 분양대행은 정평이 나 있다. 만들어진 상품을 원하는대로 팔아주는 것이 아니라 상품개발, 시장분석 등의 풍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판매전략까지 세워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설업체나 개발업체는 대규모 사업을 벌이기 전 이 회장의 조언을 듣는다.
모델하우스에서 각종 상담을 해주고, 청약 절차를 돕는 도우미가 눈에 보이는 분양 마케팅 종사자라면, 기획 단계에서 분양가 결정이나 분양 전략을 돕는 일도 분양대행업자의 몫이다.
또 부동산중개업자들이 기존 부동산 유통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다면, 분양대행업자들은 최초 부동산 상품 공급 단계의 최일선에 있는 전문가들이다.
이 회장은 그래서 “부동산 분양대행을 부동산 관련 산업의 한 줄기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만큼 부동산마케팅업체는 부동산 시장을 읽을 수 있고, 청약·법률·세무지식 등을 꿰뚫는 직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럼에도 그동안 부동산마케팅업은 건설사의 분양 하도급을 맡는 정도로 취급받았다. 아파트·상가 분양이 늘면서 노련한 직원들이 부족하자 몇몇 분양대행업체들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직원을 고용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다.
협회 조직에 불을 댕긴 것은 정부의 분양대행 자격 강화 조치였다. 정부가 소비자 피해를 줄이려면 건설업 면허를 가진 업체만 분양대행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부터다. 이 회장은 “정부의 분양대행업 자격 강화 조치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분양대행 업무에 건설업 면허가 굳이 필요한지는 국토교통부도 이해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분양대행 자격을 현실성이 떨어지는 건설업 면허 보유 여부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실제 분양대행 업무에 필요한 각종 자격자나 교육 이수자를 고용한 업체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 나온 것도 한목소리를 내는 협회가 없었고, 종사자들의 자정노력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며 “분양대행업체의 뼈아픈 자기반성이 필요하고, 정부도 현실에 맞는 자격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분양대행업을 한 마디로 ‘디테일의 직업’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개인이 백화점에 들러 1억원어치 물건을 산다고 하면 VIP 대접을 받아가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데,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3억~20억원 상품을 사는 고객에게 줄을 세우고 있다”며 “소비자의 재산권을 다룬다는 점에서 종사자 모두가 섬세하고 치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8-10-2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