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듯 다른 무알코올 vs 비알코올 맥주
식음료업계에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 트렌드에 따라 기존 제품에서 특정 성분을 빼며 상품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주류업계에선 최근 알코올 도수가 거의 없는 무알코올(Alcohol Free)·비알코올(Non Alcoholic) 맥주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알코올 함량 1% 미만일 땐 음료에 해당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은 같은 것일까. 두 개념은 비슷해 보이지만 도수의 유무와 제조 공법에서 차이점이 존재한다. 주세법상 주류는 알코올 함량이 1% 이상인 음료를 의미한다. 즉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주류가 아닌 음료에 해당하기에 무알코올 혹은 비알코올이란 표현을 제품에 쓸 수 있다. 다만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비알코올은 극소량이라도 알코올을 포함한 제품을 말한다.
이런 차이는 공정에서 발생한다. 비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똑같이 발효 및 제조 과정을 거쳐 맥주를 만들고 난 후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분리 공법을 활용해 알코올만을 제거한다. 이 과정을 거치더라도 알코올을 100% 제거할 순 없기에 맥주에 0.01~0.05% 수준의 알코올 함량이 남게 된다. 하지만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제조 과정이 탄산음료와 유사하다. 발효 과정 없이 맥주와 비슷한 맛과 향을 음료에 첨가해 만든다.
지난 5월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류 도매업자는 무·비알코올 음료를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장을 겨냥해 오비맥주가 출시한 ‘카스 0.0’의 330㎖ 병 제품.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 제공
지난 5월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류 도매업자는 무·비알코올 음료를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맥주를 만든 후 알코올을 제거한 비알코올 맥주 호가든 제로.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 제공
지난 5월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류 도매업자는 무·비알코올 음료를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맥주를 만든 후 알코올을 제거한 비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0.5.
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 제공
지난 5월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류 도매업자는 무·비알코올 음료를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맥주를 만든 후 알코올을 제거한 비알코올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
칭따오 제공
칭따오 제공
●무알코올은 0.00%… 비알코올은 0.0%
제품 겉면을 보면 알코올 표기법에서도 차이가 난다. 무알코올은 0.00%, 비알코올 맥주는 0.0%로 소수점 표기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주류 시장에선 무알코올 제품보다 비알코올 제품의 종류가 더 많다. 오비맥주는 2020년 10월 ‘카스 0.0’(355㎖)을 출시한 이후 2022년 ‘호가든 제로’·‘버드와이저 제로’, 올해 ‘카스 레몬 스퀴즈 0.0’을 출시하는 등 총 5종의 비알코올 맥주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0.5’와 ‘하이네켄 논알콜릭’, ‘칭따오 논알콜릭’ 등도 비알코올 맥주에 속한다.
소량의 알코올이 있지만 취할 정도는 아니다.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공과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잘 익은 바나나의 알코올 함량은 0.04%, 식빵은 0.1~0.3% 정도다.
지난 5월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류 도매업자는 무·비알코올 음료를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발효 과정 없이 맥주의 맛과 향을 첨가해 만든 무알코올 맥주인 하이트제로 0.00.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지난 5월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류 도매업자는 무·비알코올 음료를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발효 과정 없이 맥주의 맛과 향을 첨가해 만든 무알코올 맥주인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 제공
무알코올 제품으로는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 0.00’이 대표적이다. 2012년 11월 출시된 이 제품은 2021년엔 칼로리와 당류를 모두 제로(0)로 만드는 리뉴얼을 거쳤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도 무알코올 제품이다.
●올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 704억원
주세법상 주류에 해당하지 않는 무·비알코올 맥주는 그동안 일반 음식점에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고 주류 도매업자가 무·비알코올 맥주도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식당 판매의 길이 열렸다. 이에 맞춰 오비맥주는 지난 5월 카스 0.0의 330㎖ 병 제품에 이어 지난 8일 카스 레몬 스퀴즈 0.0 병 제품도 내놨다.
무·비알코올 맥주는 온라인에서도 성인을 대상으로 판매가 가능하며 마케팅도 자유롭다. 이런 까닭에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4년 81억원 규모였던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올해는 704억원, 2027년에는 946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마트와 편의점의 매출도 상승세다. 올 초부터 지난 6일까지 이마트에서 비알코올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늘었고, CU에서도 지난 1~10월 비알코올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21.4% 증가했다.
2024-11-1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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