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2021.8.13 로이터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콘퍼런스를 진행한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지난 연말 파격적인 전기차 가격 인하로 시장에서는 수익성 악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 불만을 거론했지만, 테슬라의 실적은 예상보다 단단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1월 주문량도 최고”이날 테슬라는 4분기 매출 243억 2000만 달러(약 30조 716억원)에 순이익 36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6%, 순이익은 59% 성장해 사상 최대 실적이었고, 시장의 전망치보다도 살짝 웃도는 수준이었다. 주당 순이익은 1.19 달러였다.
머스크는 “공급망 문제 등 커다란 어려움 속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냈다”면서 “1월 현재까지 받은 주문은 생산량의 두 배로 테슬라 역사상 가장 많다”고 자축했다. 최근 전기차 가격 인하 논란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면서 “신규 공장을 비롯해 생산 비용 관리에 있어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를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 어린 시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나스닥 본장에서 0.38%(0.54 달러) 상승한 144.43 달러에, 실적 발표 이후 애프터마켓에서 5.51%(7.96 달러) 오른 152.39 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테슬라 제공
최근 자율주행 홍보영상 연출 논란 등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FSD) 베타 프로그램에 약 40만명이 참여 중이며, 이와 관련 지난해 3억 2400만 달러의 수익이 났다고 밝힌 머스크는 “테슬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회사이며, 나아가 인공지능(AI) 회사”라면서 “현재 테슬라 수준의 AI를 가진 회사는 없으며, 이는 시가총액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트위터 오너리스크? “수요 창출 위한 수단”트위터를 인수한 뒤 정치적인 발언을 이어가면서 테슬라에 ‘오너리스크’를 유발하고 있다는 측면에 대해서도 세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원시키는 등 현 정권인 민주당 지지자들의 성향과 반대되는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날 관련 질문이 나오자 “트위터는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면서 “다른 기업들도 (트위터를) 활용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홍보하길 추천한다”고 답했다. 테슬라는 오는 3월 1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는 ‘인베스터데이’에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테슬라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 전경.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테슬라가 최근 가격을 낮추고 수요를 높인 것은 내부 문제가 있던 게 아니라 내년 신모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델3’ 등 기존 차종을 ‘밀어내는’ 과정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테슬라와 경쟁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올해는 가격 때문에, 내년에는 신모델 때문에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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