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안해!” 뱃속에서 죽는 줄…몸부림치더니 ‘쏘옥’ 빠져나왔다(영상)

“포기 안해!” 뱃속에서 죽는 줄…몸부림치더니 ‘쏘옥’ 빠져나왔다(영상)

윤예림 기자
입력 2024-09-10 13:44
수정 2024-09-1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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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에 잡아먹힌 뱀장어, 아가미로 탈출 ‘포착’
日 연구팀 “포식자 뱃속 먹이동물 행동 첫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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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붉은 원)가 물고기 뱃속에서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 Current Biology / Yuha Hasegawa et al. 제공
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붉은 원)가 물고기 뱃속에서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 Current Biology / Yuha Hasegawa et al. 제공


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Anguilla japonica)가 물고기의 아가미를 통해 밖으로 탈출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10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대 가와바타 유키 교수팀은 “X선 비디오 촬영 장치로 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가 꼬리 끝을 식도와 아가미에 밀어 넣고 머리를 빼내 탈출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뱀장어가 잡아먹힌 뒤 포식자의 아가미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다만 포식자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뱀장어의 탈출 경로와 행동 패턴은 알 수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로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피식 종(prey species) 동물의 방어 전략에 한 가지가 추가됐다.

연구팀은 우선 새끼 뱀장어 몸에 조영제를 투입한 다음 포식성 민물고기인 남방동사리(Odontobutis obscura)와 함께 수조에 넣었다. 이후 X선 비디오 시스템을 사용해 포식자에게 잡아먹힌 후의 새끼 뱀장어 거동을 촬영했다.

실험에는 평균 6.8㎝ 크기의 새끼 뱀장어 104마리, 14.5㎝짜리 남방동사리 11마리가 사용됐다.

‘평균 56초’ 아가미로 탈출 성공…“최초 포착”
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가 물고기 뱃속에서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 Current Biology / Yuha Hasegawa et al. 제공
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가 물고기 뱃속에서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 Current Biology / Yuha Hasegawa et al. 제공


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가 물고기의 아가미 밖으로 몸과 머리까지 빼내 탈출하는 데 성공하는 모습. Current Biology / Yuha Hasegawa et al. 제공
물고기에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가 물고기의 아가미 밖으로 몸과 머리까지 빼내 탈출하는 데 성공하는 모습. Current Biology / Yuha Hasegawa et al. 제공


실험 결과 남방동사리에게 잡아먹힌 새끼 뱀장어 32마리 중 28마리가 소화관을 통해 식도와 아가미로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출을 시도한 뱀장어 가운데 13마리는 꼬리를 남방동사리의 아가미 밖으로 빼내는 데 성공했고, 이 중 9마리는 몸과 머리까지 빼내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탈출한 뱀장어들이 아가미로 빠져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56초였다.

가와바타 교수는 “가장 놀라운 순간은 뱀장어가 뱃속에서 아가미를 향해 소화관을 거슬러 올라가 탈출하는 장면을 처음 관찰했을 때”라며 “뱀장어가 포식자의 입에서 아가미로 바로 탈출할 것으로 추측했으나 예상과 달리 뱃속에서 식도와 아가미로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뱀장어들이 뱃속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빙빙 돌기도 했는데, 이는 잡아먹힌 뱀장어들이 탈출을 위한 특정 행동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는 포식자의 소화관 안에서 일어나는 먹이 동물의 행동을 포착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X선 비디오 촬영 방법은 다른 포식자-먹이 행동 관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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