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등 5곳 3분기 실적 기대감
변수 많아 자본시장 예측 힘들어
“정치적 불확실성, 주가 상단 제한”
서학개미, M7 투자액 57조원 달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연이은 실적 발표와 미 대선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증시를 이끄는 ‘매그니피센트7’(이하 M7)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 주가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급등하면서 각 기업의 실적에 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면서 이번 주가 투자자들에겐 피 말리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7에 속해 있는 기업 중 5개 기업이 이번 주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29일(현지시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30일), 애플과 아마존(31일)의 실적 발표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이들 종목에 대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애정은 절대적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M7 기업 주식 보유액은 24일 기준 약 411억 달러(약 56조 9000억원)에 달한다.
한 주 앞서 먼저 축포를 터뜨린 테슬라로 인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한껏 치솟은 상황이다. 지난 23일 213달러 선으로 거래를 마친 테슬라는 3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24일 무려 21.9%나 오른 260달러대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 가면서 종가 기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순이익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전 소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트럼프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CEO로 인해 테슬라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주요 종목 중 하나로 분류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수혜가 있겠지만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로보택시 운영 승인이 계속 보류되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대선 결과에 따라 단기 주가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과 대선 레이스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고심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변수가 많다 보니 자본시장이 점점 더 예측하기 힘든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일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함께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봤던 국내 2차전지 업종은 테슬라의 선전에 힘입어 이날 일제히 큰 폭의 상승 곡선을 그렸다. 테슬라의 2차전지 공급선상에 있다고 분류되는 엘앤에프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각각 10.19%와 2.33%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특히 양당 후보자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가의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10-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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