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안 걸리고 대출 더 받는 법 있나요”…‘꼼수 대출’ 문의 극성

“DSR 규제 안 걸리고 대출 더 받는 법 있나요”…‘꼼수 대출’ 문의 극성

송수연 기자
입력 2023-09-24 15:40
수정 2023-09-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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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대출, DSR 규제 안 받아 악용
금융당국 “꼼수 대출 모니터링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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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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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2금융권하고 상의해서 입맞추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초과해도 신용대출을 더 받으실 수 있어요.”

24일 인터넷 한 부동산 카페에서 활동하는 대출 상담사에 ‘규제지역 아파트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DSR 한도가 차서 8000만원정도가 부족한 데 더 대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대출 상담사는 “부족한 금액은 A캐피탈에서 먼저 매매잔금대출(신용대출) 승인을 받은 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실행하고, 그 이후에 다시 승인 받았던 신용대출 금액을 입금받으면 DSR 규제에 걸리지 않고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을 입급 받지 않은 상태라 주담대 실행 금융기관에서는 다른 기관에서 신용대출을 신청한 사실까지 알 수 없어 DSR 규제에 걸리지 않고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한도 축소 등 DSR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규제를 회피해 돈을 더 빌리려는 ‘꼼수’ 대출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현재 DSR 규제는 1억원 이상 대출에 대해 연간 소득대비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 비율이 40%(2금융권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DSR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DSR 예외적용을 받은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서는 대상을 축소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초과 대출 길이 막힌 차주들이 DSR 규제를 피해 돈을 빌릴 수 있는 방법을 구하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주담대랑 신용대출이랑 같이 받으면 DSR 규제에 안 걸린다던데, 정말인가요’, ‘개인 DSR은 2금융에서 50% 가까이 받아서 꽉 찼는데 사업자 등록하면 추가 대출이 가능할까요’ 등의 문의가 대표적이다.

무늬만 ‘개인 사업자’로 등록하고 사업자금으로 돈을 빌려 주택을 구입하는 방식도 여전히 성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DSR 규제는 개인 차주에만 해당하고, 사업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건당 1억원 이하, 총 5억원 이하의 개입 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자금을 실제 어디에 썼는지 은행들이 통상 점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대출 상담사도 “실제 사업을 하지 않아도 간단한 서류만으로도 개입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다”면서 “개인 사업자로 대출을 더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대출 중개업체들이 자금이 부족한 고객들에게 꽃배달처럼 사업자 등록이 빨리 나오는 업종으로 사업자 등록하게 하고, 불법으로 대출을 받도록 하는 일명 ‘작업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업 대출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초 대출 사후 점검 대상 확대를 통해 막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섣불리 규제를 강화하면 정말로 자금이 필요한 사업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DSR 규제 회피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데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업자가 어떤 사업계획을 갖고, 어떻게 운용을 해서 대출을 하는지 은행들이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면서 “대출 심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편법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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