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전면 백지화… 자사주 소각도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전면 백지화… 자사주 소각도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7-04-27 22:16
수정 2017-04-2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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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요청 후 검토 5개월 만에 경쟁력 강화에 실익 없다고 판단

오너 공백에다 주가 부담도 영향
“순환출자 해소로 지배구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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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공식적으로 지주사 전환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뒤 5개월 만에 백지화 선언을 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자체를 흔드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이었지만 투자자(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요청에 따라 철저히 중립적 입장에서 검토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검토 결과 지주사 전환 시 전반적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법규 등을 준수하면 계열회사 지분을 정리하는 등 제반 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삼성전자 단독으로 추진하기가 어렵고, 주가에도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 금지, 의결권 부활 금지 등 지주사 전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주사 전환 안건에 대해 보고받았지만 특별한 의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지주사 전환 계획은 없다”고 못박으면서 “시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과 시점을 찾아 순환출자 고리도 전부 해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주사 전환 대신 순환출자 해소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등 총 7개의 고리로 지배된다. 이 중 삼성전자가 얽힌 순환출자 고리는 6개다. 모든 순환출자에는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자리잡고 있어 삼성물산이 고리를 끊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삼성물산 시가총액(약 23조원)을 감안하면 순환출자 해소에는 최소 1조 2000억원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비용 부문 외에도 매입 방법이 제한적이라 우호세력 등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총 49조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은 향후 있을지 모르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자사주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회사가 인적분할할 때 의결권이 부활돼 지배력 강화에 쓰이는데, 이 카드마저 버림으로써 지주사 전환 포기 의사를 더욱 분명히 밝힌 셈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4-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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