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ACT학원 인터프렙 김윤식 선생님의 수학에세이 (상) - 한국과 미국 고등학교의 수학 교육 비교. 인터프랩 제공
(입학사정관들은 주로 재정이 풍부한 사립대에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와 많이 다르게 운영된다. 재정이 부족한 대부분의 주립대들은 입학사정관을 쓰지 않는다. 입학사정관제가 저비용으로 운영될 경우 아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다. 철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미국 사립대의 입학사정관제와 비교할 때 현격하게 떨어지는 여건과 수준으로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 제도로는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힘들다.)
1990년에는 SAT Math의 범위인 Algebra 2까지 배우는 8학년이 16%였으나 2005년에는 42%이며, 이 비율은 계속 증가 중이다. 현재는 일반적으로 대학에 가는 학생들 대부분이 8학년 때 SAT Math의 범위까지 다 배운다고 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되는 New SAT의 Math는 9학년 범위 정도에서 출제된다. 삼각함수가 포함되며 계산기 사용이 허락되지 않는 section도 생겨났다. 각 주의 학제에 따라 9학년은 중학교 3학년으로도 고등학교 1학년으로도 취급되지만, 나이는 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과 3학년의 중간 나이이다.
과거에는 같은 나이대의 학생들을 비교할 때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수학을 배웠지만 지금은 중학교까지는 거의 같고, 고등학교 나이에서는 우리나라가 수준을 계속 낮추고 있는 동안 미국은 대학 수학, 즉 IB HL Math 또는 AP Calculus를 가르치는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을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시하는 STEM, 즉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서 최근에 한국 학생들의 미국 상위권 대학 입학 성과가 나빠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공부하던 학생이 미국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 6개월 빠른 미국 학제 때문에 미국 학생들에 비해 1년 늦게 들어가게 되는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어린 미국 학생들에 비해 진도가 쳐져 있게 된다.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미국 학생들은 우리로 말하면 중학생 나이 때 대학 수학을 시작했고 이미 대학 1학년 과목들까지 상당히 이수해서 조기졸업에 유리한 상태까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어의 장벽뿐 아니라 이러한 늦은 출발로 인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몇 년 전부터 서울대에서는 자연계 신입생 대상으로 수학, 물리 시험을 친다. 현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수학(Math), 과학 능력이 매우 저하되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은 점수를 못 받으면 입학 전에 대학이 불러내어 교육을 한다. 그래도 통과가 안되면 동기들과 같은 과목을 들을 수 없게 했다. 졸업도 강제로 늦추어진다.
반면 선진국가들에서는 고등학교 때 대학 과정을 이수시키는 추세로 가고 있는 중이다. IB, AP 또는 영국의 A-level 등이 대학수준의 과정들의 대표적인 것들인데, 이러한 추세는 점점 더 증가세에 있다. 초등학생 때에는 비효과적인 선행학습을 철저히 막다가, 중학생이 되면 능력에 따라 학습시키고, 고등학생이 되면 마음껏 대학과정 선행학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지금 선진 세계는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과정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가는 반면, 현재 우리나라는 대학생들에게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미국 고등학생들에 비해 높은 수준의 공부, 특히 수학의 경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책담당자들이.
(이 글은 교육과 입시 제도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쓰는 글은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과 입시 제도가 큰 착각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글을 씁니다.)
김윤식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인터프랩 SAT물리, ACT수학/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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