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한강·최승자 등 여성시인 4인 시집, 새 디자인으로 재출간

    한강·최승자 등 여성시인 4인 시집, 새 디자인으로 재출간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을 비롯해 여성 시인 4명의 시집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출간됐다. 문학과지성사는 ‘시인선 디자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최승자·허수경·한강·이제니 시인의 시집 1편씩을 주목받는 여성 북디자이너 김동신, 신해옥, 나윤영, 신인아의 디자인을 입혀 새롭게 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선보이는 시집은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1981), 고 허수경 시인의 ‘혼자 가는 먼 집’(1992년), 한강 작가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 이제니 시인의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2019)이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주간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폭넓게 사랑받은 여성 시인들을 선별했다”면서 “표지만 바꾼게 아니라 모바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종이책의 질감을 맛보고 책 읽은 재미를 더하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시인의 첫 시집인 ‘이 시대의 사랑’은 유신과 군사독재의 억압 속에서,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올린다. 이 시대가 부서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 美 ‘피너츠’ 반세기 담은 단행본 번역판 국내 완간

    美 ‘피너츠’ 반세기 담은 단행본 번역판 국내 완간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을 떠올리게 하는 찰스 M. 슐츠의 세계적인 명작 만화 ‘피너츠’ 한국어 단행본 번역판 시리즈가 마침내 완성됐다. 도서출판 북스토리는 ‘피너츠 완전판’ 시리즈 마지막 단행본인 ‘피너츠 완전판 1999~2000’(신소희 역)을 오는 25일 자로 공식 출간한다고 22일 밝혔다. 1950년부터 2000년까지 여러 인쇄 매체에 연재했던 피너츠 만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수록한 단행본의 스물다섯 번째 책이다. 올해는 피너츠 연재가 시작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뜻깊다. 마지막 단행본에는 ‘피너츠’의 원형인 ‘꼬마 친구들’ 전편이 수록됐다. ‘피너츠’ 이전에 지역 신문에 연재했던 이 한 컷 만화를 통해 ‘피너츠’의 탄생 배경을 헤아릴 수 있다. 또 마지막 책 서문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썼다. 오바마는 “수많은 미국인이 그랬듯 나 역시 피너츠와 함께 자랐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피너츠는 수십 년 동안 날마다 우리의 안전 담요가 돼 줬다. 그래서 이 작품이 보물인 것”이라고 말했다. 북스토리는 마지막 단행본 출간과 함께 25권 시리즈를 모두 모은 ‘완전판 세트(1950~2000)’도 함께 펴낸다. 전체 세
  • 올해 전자책 구독 1위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올해 전자책 구독 1위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올해 전자책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작품은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이었다.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완독 확률은 66%, 완독 예상 시간은 3시간 51분이었다. 소설 분야 평균인 63%, 3시간 17분보다 다소 높았다. 2위는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웨일북)으로 완독률은 51%, 완독 예상 시간은 6시간 22분을 기록했다. 김승호의 ‘돈의 속성’(스노우폭스북스)은 완독률과 예상 시간이 각각 66%, 5시간 11분으로 3위였다. 이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세계사)이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밀리의 서재 측은 “‘있어 보이는 책’이나 베스트셀러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경향이 강했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래 집중해 읽은 소설 분야의 완독 확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밀리의 서재는 회원들이 개인 전자 서재에 가장 많이 담은 도서 100권 가운데 50권을 선정하고 지난 8~17일 회원 대상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건수는 총 9만 5331건이었다. 김기중 기자 gjki
  • “정치와 결탁한 한국 페미니즘은 괴물”

    “정치와 결탁한 한국 페미니즘은 괴물”

    자기 진영 부패 눈감은 586세대 지적 여성계·시민사회단체 카르텔 현실 고발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 혐오 조장” “6년 전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필두로 ‘영 페미니즘’이 활발히 전개됐죠. 지금 여성분들에게 묻고 싶어요. 그 이후 당신들은 행복해졌는지.” 페미니즘의 위세가 맹렬하다. 비판하는 것조차 금기시하는 분위기도 적잖다. 이런 상황에서 1세대 여성운동가 오세라비 미래대안행동 여성위원장은 “지금 한국의 페미니즘은 ‘괴물’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길 하면 페미니스트들에게 격하게 공격당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나라도 나서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김소연 변호사, 나연준 ‘제3의 길’ 편집인과 함께 최근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글통)를 출간했다. 책에서 그는 ‘정치와 결탁한 금권정치 페미니즘’을 비판하면서 그 정점에 더불어민주당의 586세대 여성 의원들이 있다고 지목한다. 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자살 당시를 언급했다. “남인순 의원 같은 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갔죠.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불렀고요. 남들은 마구잡이로 공격하면서 정작 자기 진영의 부패에는 눈을
  • “지금 한국의 페미니즘은 괴물이나 다름 없어”

    “지금 한국의 페미니즘은 괴물이나 다름 없어”

    “6년 전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필두로 ‘영 페미니즘’이 활발히 전개됐죠. 지금 여성분들에게 묻고 싶어요. 그 이후 당신들은 행복해졌는지.” 페미니즘의 위세가 맹렬하다. 비판하는 것조차 금기시하는 분위기도 적잖다. 이런 상황에서 1세대 여성운동가 오세라비(본명 이영희· 사진 ) 미래대안행동 여성위원장은 “지금 한국의 페미니즘은 ‘괴물’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길 하면 페미니스트들에게 격하게 공격당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나라도 나서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김소연 변호사, 나연준 ‘제3의 길’ 편집인과 함께 최근 출간한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글통)에서 ‘정치와 결탁한 금권정치 페미니즘’을 비판한다. 특히,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이들로 더불어민주당의 586세대 여성 의원들을 핵심으로 지목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자살했을 때 남인순 의원 같은 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갔죠.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러야 한다고도 했고요. 남들은 마구잡이로 공격하지만, 정작 자기 진영의 부패에는 눈을 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미자주를 외치던 윤미향 의원과 같은 페미니스트들의 행태는 또
  • 50여년 전 흑인 가뒀던 감화원…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50여년 전 흑인 가뒀던 감화원…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미국 플로리다주 텔레해시의 한 학교 터에서 그동안 숨겨졌던 비밀 묘지가 발견된다. 두개골에 금이 가고 갈비뼈에 산탄이 박힌 신원 미상의 유해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다. 이곳은 악명 높은 니클 감화원이 있던 자리다. 미국 전역의 언론들이 이 사건을 주목하면서 감화원 출신 피해자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뉴욕에 사는 엘우드 커티스도 숨겨 왔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50여년 전 자신과 친구들이 겪은 학대를 세상에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가 지난해 출간한 소설 ‘니클의 소년들’은 흑인 소년 엘우드를 통해 ‘짐 크로’법(흑백 분리를 인정하는 인종차별법)이 남아 있던 1960년대 미국의 차별과 폭력을 고발했다. 엘우드가 니클 감화원에서 벌어졌던 악행을 회상하면서 현재와 과거를 대비시키는 서술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1962년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엘우드는 대학 진학의 기회를 얻지만 자동차 절도범이란 누명을 쓰고 불량 청소년을 교화시키는 니클 감화원에 들어갔다. 수준 낮은 감화원의 수업과 비위생적인 시설은 엘우드를 끊임없이 좌절시킨다. 흑인 소년들은 백인 소년들보다 더 낡은 옷과 열악한 기숙사, 형편없
  • 괴소문 진실 쫓는 동심들의 모험

    괴소문 진실 쫓는 동심들의 모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코르누코피아 왕국. 북쪽 음침한 숲지대만 빼면 온 국토에 먹거리가 넘치고 인정 많은 사람들로 가득한 이 나라에 이기적이고 허영심 많은 프레드가 왕위에 오른다. 코르누코피아에 전설 속 괴물 ‘이카보그’가 나타났다는 괴소문이 퍼지자 프레드 왕이 군대를 이끌고 전설의 발원지를 향한 사이, 왕국 사람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일이 생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을 잃은 어린이들은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J K 롤링이 어린이들을 위해 선보인 소설 ‘이카보그’가 국내에도 출간됐다. 이카보그(Ickabog)는 ‘영광이 사라졌다’라는 뜻의 ‘이카보드’(Ichabod)를 변형한 말이다. 롤링은 “한 개인이나 국가는 어떻게 악에 사로잡히는 것일까, 그것을 물리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롤링은 10여년 전 구상했지만 자신의 아이들에게만 들려줬다가 코로나19로 집에 ‘갇힌’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인터넷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책엔 이카보그 일러스트 공모전에 응모한 아이들의 그림 34점도 수록했다. 해리포터처럼 마법을 쓰지는 않아도 아이들의 모험담이 무료
  • 러스트벨트의 딸, 봉건·마초사회에 ‘진보’를 던지다

    러스트벨트의 딸, 봉건·마초사회에 ‘진보’를 던지다

    美 오하이오주 밀레니얼 세대인 저자 대학생 때 성폭행당한 뒤 양극성 장애 제철소서 3년 일하며 페미니즘 도전 트럼프 지지 아버지에게 반기 들지만 일터·가족·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도 한 남자가 물었다. “클리블랜드에선 뭐가 나나요?” 한 여자가 답했다. “실패요.” 미국의 젊은 여자 둘과 남자 둘이 미팅 자리에서 벌인 대화 중 일부다. 미국의 러스트벨트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를 젊은 세대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화다. 이 대화에서 냉소적인 답변을 내놓은 여자가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의 저자다. 러스트벨트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제조업이 발달한 미 북부와 중서부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한때 호황을 구가하다 제조업 사양화 등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미 대선에서 뜨거운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한 번은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에 앉힌 힐빌리(가난한 백인 노동자층)의 역설로, 또 한 번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던 트럼프에게 분명한 패배를 인식시킨 곳으로. 먼저 저자의 이력부터 살피자. 그래야 책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다. 저자는 오하이오주 북부 클리블랜드가 고향인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
  • 앞으로 3년… ‘中 버블’ 붕괴 대비하라

    앞으로 3년… ‘中 버블’ 붕괴 대비하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 경제가 ‘V자 반등’을 하며 재도약을 시작했다. 2030년이면 ‘팍스 아메리카나’가 끝나고 ‘팍스 시니카’(중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중국 경제는 장밋빛이라고 봐도 괜찮은 것일까. 차이나 버블은 정말 터지지 않을까. 그렇게만 보기에는 만성적인 국가 부채 등 위험 요소가 많다. 세계 유수의 경제 전문가들도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이유다. 베이징 특파원 기간을 포함해 30여년간 중국의 경제, 사회, 문화를 기록해 온 ‘중국통’ 김규환 서울신문 선임기자는 ‘중국이 파산하는 날’에서 중국 경제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짚는다. 개혁개방 이후 매년 국내총생산(GDP) 10% 상승을 이뤘고 최근까지 6% 이상 성장하며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대국이지만 치명적인 경제 리스크도 상존한다. 중국 정부는 GDP 대비 300%의 정부 부채와 기업 부채, 부동산 거품, 통계 조작 등 금융 위기의 잠재적 요소들을 막아 왔다. 통화 완화 정책과 해외 자본유출 통제를 통해서다. 그러나 미중 갈등과 금융 리스크는 언제든 뇌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중국의 기업 부채는 지난해 6월 164%까지 하락했
  • 응원도 혐오도… 당신의 관심이 돈이 되는 시대

    응원도 혐오도… 당신의 관심이 돈이 되는 시대

    조두순 호송차량 파손하고 거주지 앞에서 소란 온갖 해괴한 짓으로 방송경쟁 몰두한 유튜버들 실력 출중해도 주목 끌지 못하면 오히려 손해 ‘ 관심’ 활용·관리하며 성공하는 4가지 조건 제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과정을 생중계하고, 호송 차량을 마구 발로 찬 일부 유튜버의 도 넘은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조두순의 거주지 앞에서 “죽여 버린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하고, 조두순의 집 주소로 음식을 배달시킨 이도 있었다. 보다 못한 한 주민이 “12년 전 조두순이 선고를 받았을 때 당신들은 뭐 했느냐. 당신들 구독자 수 늘리고 별풍선 구걸하려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조두순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돈이 될 것을 알기에 경쟁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경쟁에서 이기려고 온갖 해괴한 짓을 일삼는다. 관심이 돈이 되는 시대다. ‘관종’(관심 종자)이라는 비속어도 어느새 일반명사로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에게 나눠줘 화제가 됐던 ‘90년생이 온다’(웨일북)의 저자 임홍택은 사회를 꿰뚫는 키워드로 ‘관심’을 골랐다. 저자는 “관심이 교환 가능한 화폐가 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한다. 예전에는 재미를 위해 일부가 자발
  • [책꽂이]

    [책꽂이]

    마음의 일: 재수×오은 그림 시집(재수·오은 지음, 창비교육 펴냄) 동갑내기 친구인 만화가 재수와 시인 오은이 시와 그림으로 펼쳐 낸 마음 이야기. 시집이면서 그림책인 이 책은 그들의 청소년기, 장래 희망에 대한 고민, 다짐 등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했다. 시를 만화로 읽고, 만화를 보며 시를 읽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40쪽. 1만 4000원. 기자를 위한 실전 언론법(김상우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하루 평균 10건의 기사가 분쟁에 휘말리는 상황에서 일선 현장의 기자가 옆에 두고 참고할 만한 언론법의 핵심 내용을 쉬운 언어로 담았다. 신문과 방송에서 두루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저널리즘의 비판적 감시 기능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조언해 기자 지망생들에게도 유익하다. 256쪽. 3만원 불안한 승리 자본주의의 세계사 1860~1914(도널드 서순 지음, 유강은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역사학자 도널드 서순이 1860년 무렵부터 1차 세계대전 전까지 자본주의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지 총체적 역사를 서술했다. 자본주의는 민주주의, 제국주의, 민족주의로 이어지며 끝없는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현재를 성찰하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강조한다. 1088쪽.
  • 죽음을 받아들인 화가, 마지막까지 그려 간 진심

    죽음을 받아들인 화가, 마지막까지 그려 간 진심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니고, 나 아닌 남 같은 자화상. 수술로 얼굴 일부를 잃어버린 화가는 그렇게 어색한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2013년 5월 구강암 판정을 받고 2014년 6월 세상을 떠나기까지, 화가가 1년 남짓 투병하며 쓴 일기 16편과 드로잉 116점을 모았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와 꽃, 간호하다 잠든 아내의 모습 그리고 차마 세상에 두고 갈 수 없었던 딸의 고운 모습을 비롯해 진심 담은 짧은 글들을 시간순으로 엮었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기도 했던 그의 그림은 더없이 생생하다. 그러나 병세가 심해지면서 글씨는 읽기 어려워지고, 그림은 서툴러진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그림을 남기고 숨을 거둔 그의 나이, 고작 52세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지방 토호 돼버린 기업 내 부조리, 현실을 그렸죠”

    “지방 토호 돼버린 기업 내 부조리, 현실을 그렸죠”

    “우리 다 직장인인데, 기업 자체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은 본 적이 없어요. 좀더 현실에 발을 붙인 서사들이 많아야 하지 않을까요.” 정진영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젠가’(은행나무)에서 가상 도시 ‘고진’의 중견 기업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기업 내일전선의 주요 보직은 모두 고진고, 고진대를 나온 ‘성골’들이 차지한다. 서울 소재 명문대 타이틀은 승진에 걸림돌이 된다. “인구 절반이 사는 수도권 얘기만 하지 나머지 절반에 대해선 거의 말이 없어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지방 인재를 끌어들인다는 게 지역 거점 국립대학을 기점으로 한 지방 토호를 만들어 버렸어요.” ‘젠가’는 속도감 있는 문체로 직장 내 부조리를 그렸다. 구매자재팀 서희철 과장의 오발주 건으로 시작된 소설은 사비로 배상금을 메우라는 김호철 부장, ‘육두품’인 그와 승진 경쟁을 벌이는 로열 패밀리, 직장 내 성추행 문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덩치를 키운다. 그 질곡 속에서 뚜렷하게 선인, 악인을 구분하기 힘든 것이 소설의 매력이다. 최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작가는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아웃레이지’라는 갱 영화를 언급하더니 “모두가 악인인 소설을 써 보고 싶다고
  • 인터파크 독자 선택한 올해의 책은 ‘펭수 다이어리’

    인터파크 독자 선택한 올해의 책은 ‘펭수 다이어리’

    ‘펭수 다이어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서점 인터파크는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 1위에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꽃눈 에디션’(놀)이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인터파크는 전문가들을 통해 우선 후보 도서 30종을 선별하고,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독자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24만 6396건의 투표에서 펭수 다이어리는 2만 6006표를 얻었다. 책은 펭수의 미공개 사진과 따뜻한 멘트를 담은 에세이집 형태의 다이어리로, 지난해 것을 리커버 에디션으로 재출간했다. 지난해 12월 예약 판매에도 시간당 1000부 이상 팔리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2위는 1만 3056표를 받은 김이나 작사가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위즈덤하우스)이 차지했다.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 특별판 ‘스스로 행복하라’(샘터)가 1만 2162표로 뒤를 이었다. 인터파크 측은 “독자 선호도 투표만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순위와는 다소 다른 결과를 보였다”면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에세이나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인문학 도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류가 많은 표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기
  • 분노했다, 어긋난 윤리… 강해졌다, 저력의 여풍… 탄생했다, 코로나 문학

    분노했다, 어긋난 윤리… 강해졌다, 저력의 여풍… 탄생했다, 코로나 문학

    2020년의 한국문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새 시대의 문단, 창작 윤리를 치열하게 질문했다. 여성 작가들의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을 문학에 담는 작가들의 노력이 보였다. ●이상문학상·김봉곤 사태, 문학 윤리를 묻다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로 연초마다 문학 애독자들을 설레게 했던 이상문학상이 일으킨 사태의 파장은 길었다. 우수상 수상 예정자였던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가 저작권 양도에 문제 제기를 하며 수상을 거부해 불거졌고, 이후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의 절필 소식이 알려졌다. 작가·시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문학사상사_업무_거부’ 운동을 벌이며 사태가 커졌다. 7월에는 사적 대화를 소설에 무단으로 인용, 사생활 침해 논란을 낳은 김봉곤(35) 작가의 책이 전량 회수 및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김 작가는 이 작품으로 수상한 제11회 젊은작가상을 반납했다. 이를 기점으로 ‘오토 픽션’(자전 소설)에서 실제와 허구는 어디까지 구현돼야 하는가를 놓고 논의가 일기도 했다. 출판·창작 윤리에 대한 활발한 문제제기는 세대교체의 한 흐름이라는 게 문학계의 평가다. 노태훈 문학평론가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학을 신비화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