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정부 거리두기 완화’
“국민 피해 담보로 집단면역 실험위중증 환자 방치는 부도덕” 비판
국내 확진 규모 이미 佛·日 등 압도
전파력 센 스텔스 오미크론 확산
정점 2주 이상 밀릴 가능성 제기
수술 연기 등 의료 현장 아수라장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감염환자 전용 병동으로 옮기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만 1328명, 사망자는 429명을 기록했다. 한 주간 일평균 확진자도 정점 예상치를 넘긴 39만명에 육박하면서 방역당국은 확진자 예측 규모를 재산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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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거리두기와 격리도 포기하고 결국 국민의 희생과 피해를 담보로 정부가 집단면역 실험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는 사회적 참사를 자행하는 것이고, 사망자·위중증 환자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이런 식으로 방치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확진 규모는 이미 다른 국가를 압도한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내 100만명당 확진자는 6730명이다. 프랑스는 정점(1월 25일)에서 100만명당 5436명이었고, 일본은 100만명당 749명(2월 9일)이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고 하지만, 모수인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2~3주 간격을 두고 위중증·사망자 추이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정점에 이르는 기간이 길수록, 정점에서 유행곡선이 천천히 꺾일수록 피해가 커진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의 확산,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여파로 정점이 2주 이상 밀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스텔스 오미크론 국내 검출률이 지난주 26.3%인데 곧 30%를 넘고 계속 오를 것”이라며 “여기에 18일 거리두기까지 완화하면 정점이란 것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걸릴 사람이 다 걸려야 유행이 잦아드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의료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투석해야 하는 환자가 코로나19에 확진돼 투석을 한두 번 거르는 일이 다반사고, 급히 수술해야 하는 확진자가 수술을 미뤄야 하는 상황, 확진자가 응급실에 차 있으니 다른 환자들이 응급실에 진입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3시간씩 응급실을 전전하다 간신히 한 자리가 비면 끼어들어 가는 일이 매일 밤마다 벌어진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고위험군을 신속 검사하고 치료하는 별도의 ‘패스트 트랙’을 만들어 중환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3-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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