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다큐] 코로나로 사라진 여름, 사라진 동심… 마스크 벗을 날이 올까요
한 어린이가 운영중단된 물놀이장의 거북 모형에 앉아있다.
뚝섬한강공원은 여름철 대표 수영장이다. 방문객으로 가득 찼던 지난날(왼쪽)과 달리 올여름은 운영이 중지돼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숲 바닥분수는 대표적인 공원 바닥 분수지만 올 여름은 운영이 중단돼 마른땅이 되어버렸다.
여의도한강공원 물빛광장분수는 무료로 분수와 물놀이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이들이 찾았었지만 지금은 바닥에 물기만이 남아있다.
올해는 그런 여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수도권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서울시는 올해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의 개장을 잠정 연기했고 결국엔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각종 행사는 취소되었고, 대부분의 시설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채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도 사라졌습니다. 꼬물꼬물 귀여운 아이들이 어디서 이렇게 몰려나왔는지, 물이 있는 곳은 어디든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수영장이었지요. 도심 한복판 광화문 바닥분수에서 온몸을 적신 채 까르르 웃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는 일이 한여름의 즐거운 풍경이었는데 그마저 보지 못했습니다. 천연색 튜브를 뽐내며 물장구 치는 추억을 속절없이 뺏겨 버린 아이들이 새삼 안타까워지네요. 아이들이 찾아오지 못한 그 자리들은 삭막하게 마른 공간이 돼 버렸으니 말이지요.
한 학생이 운영중단된 물빛광장분수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어린이가 운영중단된 물놀이장을 바라보고 있다.
메마른 서울숲 바닥분수에서 한 소녀가 자전거를 타고 있다.
운영 중단된 성내천 물놀이장에서 어린 남매가 킥보드를 타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내려다보는 광화문의 바닥분수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길을 지나는 사람의 마음까지 흐뭇해지곤 했다. 현재는 운영이 중단돼 접근을 차단했다.
광화문 광장 한쪽에 바닥분수 안내판들이 치워져 있다.
한 어린이가 운영중단된 물놀이장의 악어모형과 인사하듯 손을 대고 있다.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020-09-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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