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세계 200대 부자’ 등극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언론에 가장 많이 언급된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 명이다. 세계 200대 부자, 아모레퍼시픽 주식과 관련된 얘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서 회장이다.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억만장자 명단(4월 16일 기준)에 따르면 200위 안에 든 한국인 부자로는 서 회장을 포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8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2위) 등 3명뿐이다. 특히 서 회장은 재산이 88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61%(33억 달러) 급증해 세계 부자 순위 가운데 155위를 기록하면서 이 부회장을 앞서기도 했다.
이처럼 서 회장이 세계적인 부호로 꼽히게 된 데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황제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상승과 연결된다. 액면 분할되기 전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한때 400만원을 넘으며 장중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2년여 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6년 6월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이 분할된 그달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평균 40만 9500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0년 6월 평균 104만 1000원으로 100만원을 넘었다. 이어 2014년 8월 평균 211만원으로 200만원 고지를 깬 뒤 올해 3월 평균 355만 5000원으로 300만원대도 돌파했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끝을 모르고 오르자 서 회장은 지난 3월 액면 분할을 결정했다. 유통 주식 수를 늘려 투자자들의 참여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 액면가가 5000원에서 10분의1인 500원으로 분할됐다. 돌아온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현재 30만원대 후반으로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종가 기준 포스코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서며 5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뛰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건희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 부호 2위인 서 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올해 초보다 3조 5989억원(59.2%) 뛴 9조 673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3조 8740억원, 영업이익은 52.4% 늘어난 563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도 기록할 만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지난해 성장세를 바탕으로 그룹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13%, 15% 이상 각각 늘리겠다고 목표를 정해 놨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5-05-14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