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리포트] 스타트업들 이동식 車 이용 공격 마케팅
비용도 40% 낮춰 시술 문의 크게 늘어“불임 불안감 악용 돈벌이” 규제 목소리


카인드보디 홈페이지 캡처
시즈더피플은 8일(현지시간) “자신이 냉동 보관한 난자로 임신에 성공할 확률은 21%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난자 냉동 업체가 임신까지 책임져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성의 계획 임신과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의 냉동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도 2018년부터 미 사회에 카인드보디 등 난자 냉동 관련 스타트업이 자리잡으면서 여성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난자 냉동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레베카 실버 카인드보디 마케팅 디렉터는 한 매체에 “그동안 체외수정과 불임치료, 난자 냉동은 (소수의) 1%를 위한 것이었다”면서 “카인드보디는 인종·사회·경제적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여성이 원하는 시기에 임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항암 치료를 앞둔 암 환자들이 난소 기능 상실에 대비해 주로 난자 냉동 시술을 받았지만 스타트업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과학의 발전 등으로 20~30대 여성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카인드보디는 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뿐 아니라 ‘이동식 클리닉’ 차량을 이용해 길거리에서 직접 여성들을 만나고 있다. 노란색 이동식 차량 클리닉에서는 가임력 판단 지표인 AMH 호르몬 수치 측정을 위한 혈액검사를 무료로 해 준다. 결과에 따라 카인드보디가 운영하는 부티크 스타일 병원에서 난자 냉동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비용도 낮아졌다. 1만 달러(약 1178만원)에서 6000달러대로 40% 이상 떨어졌다.
업체들이 또 ‘당신의 미래를 소유하세요’, ‘시간을 얼리는 것과 같습니다’, ‘가임력은 결코 오늘날의 당신처럼 젊지 않을 것이다. 왜 주저하나’ 등 여성의 모성 본능과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여성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스타트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난자 냉동이 100% 임신과 출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데 난자 냉동 전문 스타트업들이 불임에 대한 두려움을 악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난자 냉동은 여성의 신체에 절대 이롭지 않다”면서 “암 수술 등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자 냉동 스타트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여성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는 만큼 광고를 제한하는 등 정부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6-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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