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최고의 창조경제 단언컨대 韓流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최고의 창조경제 단언컨대 韓流다

입력 2013-08-26 00:00
수정 2013-08-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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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부럽다”는 탄기지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얼마 전 열네살짜리 아들이 ‘다시는 일본 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한국을 괴롭혀 온 못된 나라’이기 때문이래요. 제 아들은 한류에 미쳐 있어요. 아들의 이런 태도에 기가 막힐 때가 한두번이 아니지만 ‘한류’ 덕분에 큰 힘 안 들이고 전 세계에 엄청나게 충성심 강한 고객들을 확보한 한국이 부러운 건 사실입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마리나베이샌즈’ 설립을 주도한 탄기지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지난 20일 리콴유스쿨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형 창조경제의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마리나베이샌즈’ 설립을 주도한 탄기지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지난 20일 리콴유스쿨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형 창조경제의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20일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스쿨(정책대학원)에서 만난 탄기지압 교수(경제학)는 한국형 창조경제 전략을 묻는 질문에 ‘한류 상품화’라고 단언했다. 탄 교수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복합리조트(IR) ‘마리나베이샌즈’의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며 최근 우리나라도 설립을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 사업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그는 “국가적 창조경제의 가장 좋은 모델은 그 나라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사업을 발굴해 독점하는 것”이라면서 “가전제품은 중국이, 정보기술(IT)은 인도가 따라 할 수 있지만 한류 콘텐츠는 결코 모방할 수 없는 분야”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자국의 문화 콘텐츠를 의미 있게 수출하는 나라는 미국을 포함해 몇 군데 되지 않는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소프트파워’는 현재 한국이 보유한 가장 큰 창조경제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탄 교수는 아직 한국이 한류를 ‘나라를 먹여 살릴’ 수준의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류에 빠져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문화 콘텐츠와 화장품, 의료관광 등 2차 상품·서비스를 판매해 훨씬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에도 이를 담당할 ‘관문’이 없어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리나베이샌즈의 경우 외국 관광객에게 교육과 의료, 관광, 쇼핑 등의 허브 역할까지 할 수 있게 설계됐다”면서 “한국도 IR이 생기면 비즈니스맨들에게 한국 음식이나 의료 서비스,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해 한국의 또 다른 분야를 체험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탄 교수는 IR 성공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카지노에 대해 “한국도 이제 내국인에게 카지노를 허용해 ‘열린 사회’라는 이미지를 줄 필요는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은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가 아닌 만큼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하더라도) 최소한도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싱가포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08-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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