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 후진타오까지 끊임없는 투자 R&D 인력만 190만명… 세계 두번째
1986년 3월, 왕다헝(王大珩) 등 중국의 원로과학자 4명이 연서한 한 권의 보고서가 공산당과 국무원에 전달됐다. 항공우주, 신재료 등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첨단 과학기술 연구발전 전략이 담긴 이 보고서는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눈에 쏙 들었고, ‘863계획’으로 명명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1997년 열린 국가과학기술영도소조 제3차 회의에서는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기초과학 육성 전략이 본격 논의됐다. 지금까지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국가중점기초연구발전계획, 이른바 ‘973계획’은 이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2006년 2월 중국 국무원은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 규획 강요(2006~2020년)’를 발표했다. 15년간 역점을 둘 16개 중점 프로젝트가 담겼다. 정보통신·바이오 등 전략산업, 해결이 시급한 에너지, 자원, 환경 문제, 대형 여객기와 우주개발 등이 총망라됐다. 2020년까지 과학기술 투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GDP에 대한 과학기술 공헌도를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과학기술 저력은 이처럼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세대를 달리하는 지도자들이 결정한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끊김 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과학기술과 교육이 나라를 부흥시킨다는 ‘과교흥국(科敎興國)’에 대한 믿음이다.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가 4200만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은 연구개발(R&D) 인력만 해도 2008년 말 현재 19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연간 배출 박사 5만여명 가운데 41%가 이공계에 집중돼 있다. 게다가 해외유학에서 돌아오는 석사 이상 과학자들만 연간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2008년 과학기술 분야에 투입된 중앙재정 2540억위안(약 45조 1358억원) 가운데 863계획과 973계획 등에만 125억위안을 쏟아부었다. 정책·사람·돈 ‘3박자’가 중국 과학기술 부흥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만하지 않는 게 중국의 힘이다. 중국과학기술정보연구소는 최근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이 주요 국가 가운데 4위에 올랐지만 세계에 대한 영향력은 19개 주요 국가 가운데 13위에 불과하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stinger@seoul.co.kr
2010-05-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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