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동물원 약속에도 ‘천연기념물’ 수달 일본행 무산된 까닭은

한·일 동물원 약속에도 ‘천연기념물’ 수달 일본행 무산된 까닭은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4-02-13 15:07
수정 2024-02-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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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이 올 6월 일본 타마동물원으로 수출하려 했던 수컷 수달 달이. 2018년 7월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이 올 6월 일본 타마동물원으로 수출하려 했던 수컷 수달 달이. 2018년 7월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일본의 한 동물원에 기증하려 했으나 문화재청 허가를 받지 못하며 일단 계획을 보류하게 됐다.

1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천연기념물 분과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서울대공원 동물원 측이 수달 한 쌍을 일본으로 수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한 안건을 부결했다. 회의에 참석한 문화재위원 13명 가운데 7명이 수출을 허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위원 4명은 조건을 달아 수출을 허가하자는 의견을 냈고, 2명은 보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 등은 수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할 수 없다. 다만 동물원에서 번식한 수달처럼 ‘특정한 시설에서 연구 또는 관람 목적으로 증식된 천연기념물’은 문화재청장 허가를 받아 수출할 수 있다.

일부 위원들이 수달 수출을 불허한 것은 국내 첫 천연기념물 수출 사례이고, 암·수 한 쌍이라 이후 번식도 할 수 있어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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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이 올 6월 일본 타마동물원으로 수출하려 했던 암컷 수달. 지난해 6월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이 올 6월 일본 타마동물원으로 수출하려 했던 암컷 수달. 지난해 6월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났다.
서울대공원 제공
문화재청에 따르면 한 위원은 “이번 건이 승인되면 한국 최초의 천연기념물 수출 사례라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 상세한 사전·사후 관리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공원 측에서는 수출 대상 개체의 혈액 등 유전자 시료를 미리 확보해 장기 냉동 보관해야 하고, 일본 측에서도 수달의 활용 계획, 관리 방안 등의 자료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대공원은 2016년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KAZA)와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JAZA)가 레서판다의 서식지 외 보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일본 타마동물원과 동물 상호 기증을 논의해 왔다. 이에 양측은 수달과 레서판다를 서로 기증하기로 합의했고 레서판다 암·수 한 쌍은 지난해 11월 말 국내로 들어왔다. 서울대공원에서 2018년 7월 태어난 수컷과 지난해 6월 태어난 암컷 한 쌍은 올 6월 일본에 나갈 예정이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황새 복원 사업과 관련, 일본 측에서 성체와 수정란 등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앞으로 동물원이 수달 수출과 관련 사후 관리 계획을 보완해 다시 신청하면 문화재위원회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의 판단을 잘 살펴 일본 측과 함께 사후 계획을 보완한 뒤 수달 수출 허가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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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제비과에 속하는 수달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널리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희귀종으로 여겨진다. 문화재청 제공
족제비과에 속하는 수달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널리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희귀종으로 여겨진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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