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 인천 일대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탐방
20대 청년 아펜젤러·언더우드
1885년 개신교 선교사 첫걸음
무료 의료·여성 교육 흔적 남아
여운형·안창호 독립운동 기여
“교회, 사회 섬기기 앞장서야”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인천 중구에 있는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탑’은 아펜젤러 부부와 언더우드 동상과 함께 138년 전 조선에서 기독교가 처음 시작된 역사를 기념한다.
20대 청년들은 대체 어떤 비전을 품고 낯선 땅에 들어왔을까. 오는 9일 부활절을 앞두고 한국교회총연합이 지난 3~4일 인천과 강화도에서 진행한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탐방’에선 낯선 땅에 찾아온 선교사들이 뿌린 씨앗이 어떻게 열매를 맺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혼돈과 불안에 빠진 조선을 찾아온 선교사들은 교회와 학교, 병원, 복지시설 등을 세우며 복음을 전했고 나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아펜젤러 부부와 언더우드의 도착을 기념해 1986년 세운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탑’에는 이들의 동상도 함께 있다. 세 사람인 것 같지만 네 사람이다. 배 속에 있던 아펜젤러의 딸이 바로 평생을 한국 여성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한 앨리스 리베카 아펜젤러(1885~1950)다.
강화 기독교역사박물관 안에 놓인 ‘기억의 종’.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가 모든 쇠붙이를 약탈하던 때 교인들이 땅에 숨겨 지켜 냈다.
선교사들은 여성 교육에도 정성을 쏟았다. 한국의 첫 감리교회인 인천 내리교회는 1895년 최초의 서양식 초등학교인 영화학교를 만든다. 조선 여성들이 교육을 못 받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마거릿 벵겔(1867~1919)이 세운 학교다. 강화기독교역사기념사업회 최훈철 이사장은 “교회에서 교육받은 여인들은 뻔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교회를 통해 진취적으로 살게 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최초의 성공회 교회인 인천 내동교회에 활짝 핀 목련꽃이 복음의 꽃을 피우고자 헌신한 선교사들을 생각하게 한다.
1900년 찰스 존 코프 주교가 세운 강화성당은 외부는 전통 한옥 양식, 내부는 바실리카 양식으로 기존 종교를 존중하며 화합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공동대표회장 권순웅 목사도 “선교사들의 정신을 본받아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것을 되새기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4-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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