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그림 수업/최소연 지음/김영사/240쪽/1만 7000원
홍태옥 할머니의 ‘아저씨 있을 때 같이 살던 집’, 종이 위에 채색, 2022.
김영사 제공
김영사 제공
그런데 제주 조천읍 선흘마을에 사는 여덟 할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그림 선생의 권유로 그림 그리기에 뛰어들었다. 할머니 8명의 평균 나이는 87세. 미술가이자 예술감독인 저자는 2021년 시작한 드로잉 프로젝트 ‘할머니의 예술 창고’에서 만나 함께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림 그리면 잘 죽어질 건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그림 배우기가 “마음속 말이 그림으로 나오니 이것이 곧 해방”이라는 답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따라가면 코끝이 아려 온다. 책을 덮을 때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나온 대사처럼 구순을 앞둔 할머니들의 삶을 ‘추앙’하고 싶어질 것을 확신한다.
2023-07-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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