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고/마라 돔페 글/줄리아 토렐리 그림/초록햇비 옮김/노랑꼬리별/40쪽/1만 3000원
아이들은 매일 매 순간이 모험이다. 그 모험은 도무지 순탄치 않다. 상처가 하나씩 늘어난다. 그 위에는 어김없이 반창고가 붙는다. 상처 부위도 다르고, 다친 이유도 제각각이다.
아이가 반창고를 어디에 붙였는지 알려 주면서 색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는데 꽤나 재미있다.
익살맞은 그림에는 활력이 톡톡 튄다. 신난 아이와 겁에 질린 어른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곧 밥이다. 잘 먹고 잘 놀아야 몸도 마음도 튼튼해진다. 넘어지고 뒹굴고 베이다 보면 자연스레 다치지 않는 법을 익힌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지만 손가락과 팔뚝, 무릎에 붙은 반창고는 건강한 아이라는 증표일 테니.
그러니까 안 된다고, 하지 말라고, 못 나간다고 하기보다 아이를 좀 더 믿어 주자. 그리고 상자에는 아직 주황색 반창고 10호가 남아 있다.
2023-06-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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