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하는 어린이
강수진 지음/모예진 그림
킨더랜드/96쪽/1만 3000원
어른들도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춰 행동하기 어렵다. 잘 지키지도 못할 계획만 잔뜩 세워 놓거나, 그나마 세운 계획도 다른 일에 정신 팔려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초등학생이면 오죽할까. 책은 지우의 이야기를 통해 초등생들에게 계획 세우는 방법을 알려 주는 자기계발서다.
어른들이 쓰는 방법들을 좀더 쉽게 풀어냈다. 예컨대 어항에 물 채우기가 이런 사례다. 선생님은 어느 날 플라스틱 어항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큰 돌과 자갈, 모래와 물을 주더니 “물을 넘치지 않도록 담아 보라”고 퀴즈를 낸다. 이것저것 넣어 보던 아이들은 큰 돌과 자갈처럼 무거운 것을 먼저 넣고, 가볍고 입자가 작은 모래를 나중에 넣어야 물이 넘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이들이 읽을 때 지루하지 않도록 동화 요소를 적절히 넣었다. 수업 시간에 조는 지우를 깨우기도 하고, 친구에게 줄 생일카드를 살 돈이 없는 지우에게 스케치북을 접어 쓰는 법을 알려 주는 야옹이의 모습이 귀엽다.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라고 말하긴 쉽지만,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책을 슬쩍 건넨 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
2023-04-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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