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형 두뇌 활용법
바버라 오클리 지음/김아림 옮김/문학동네/372쪽/1만 7000원
‘수포자’서 공대 교수 된 저자 학습법
“연습으로 수학근육 키울 수 있어요”
집중·분산모드 활용 등 10가지 제시
미루기는 금물·멀티태스킹도 비추
①192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오른쪽)과 닐스 보어(왼쪽) 두 천재 물리학자가 느긋하게 누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자는 이를 같은 분야의 사람들끼리 분산모드에서 각자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브레인스토밍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의식했던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미국의 뛰어난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②)과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③)는 “집중모드에서 분산모드로 솜씨 좋게 전환할 줄 알았던 인물”이었다고 한다.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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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수학 머리는 타고나는 게 아니고, 누구나 연습만 하면 ‘수학 근육’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시절 깡말랐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가 된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수포자’에서 벗어나 수학 애호가가 되려면 특정한 시점을 넘어서야 한다. 육상 종목의 ‘사점’(dead point)처럼 말이다. 저자는 그 지점을 비교적 완만하게 벗어날 방법 열 가지를 펼쳐 놨다.
가장 먼저 강조한 건 집중모드와 분산모드의 활용이다. 집중모드는 고도로 집중한 상태, 분산모드는 일종의 휴식 상태다. 공부할 때는 집중모드만 필요할 것 같지만 분산모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19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가 그 예다. 수학계의 전설로 꼽히는 그는 수학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 휴가를 즐기며 반짝 해답을 찾곤 했다. 다소 의미 차이는 있지만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기’ 정도로 이해하면 맞을 듯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나 토머스 에디슨 등 과학자, 살바도르 달리와 같은 예술가 등 ‘위인전’을 통해 접했던 인물들이 두 모드를 조화롭게 활용했다고 한다.
여기에도 전제는 있다. 휴가를 가거나 잠자리에 들거나 심지어 낮잠을 자기 전까지는 문제 풀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두뇌는 다른 데로 눈을 돌린다. 반복 학습(복습)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반복하지 않으면 머릿속 ‘대사 뱀파이어’가 해당 기억이 강화되기 전에 신경 패턴을 쪽쪽 빨아먹어 없앨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정 시간 집중한 뒤 그보다 많은 시간을 보상에 할애하는 ‘포모도로 기법’ 등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흔히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요령”이라며 최대 효율을 내는 학습법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2021-03-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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