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삶’ 초점 맞춘 인터뷰집 잇단 출간
현직 언론인 2명이 88명 취재 ‘말하는 몸’“유일 재산” “내 집” 등 자기 몸 시선 모아
7명의 성공 경로 찾는 ‘내일을 위한 내 일’
2030 초점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눈길
“젊은 여성, 경험·진로 등 구체적 문제 주목”
최근 여성들의 개별적 삶과 경험, 진로와 관련된 인터뷰집이 잇달아 출간된 가운데, 박선영(사진) PD와 유지영 기자의 ‘말하는 몸’은 다양한 여성 88명이 직접 밝힌 자신들의 몸 이야기를 다뤘다.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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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들의 개별적 삶과 경험, 진로와 관련된 인터뷰집이 잇달아 출간된 가운데, 박선영 PD와 유지영(사진) 기자의 ‘말하는 몸’은 다양한 여성 88명이 직접 밝힌 자신들의 몸 이야기를 다뤘다.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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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몸’ 책사진.
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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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는 최근 다양한 삶의 이력을 지닌 여성 88명의 몸 이야기와 이를 기록한 현직 여성 언론인 두 명의 에세이 ‘말하는 몸’을 출간했다. 1·2권으로 나뉜 이 책은 질병, 출산, 직업병, 성폭력, 다이어트, 운동, 탈코르셋, 연대 등 여성의 삶을 말하는 여러 주제를 몸의 고백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인 박선영 PD와 유지영 기자는 “몸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 “당신의 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진다.
‘비슷한 얘기들이 중복되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결과는 흥미로웠다. 미싱사 김명선씨에게 몸은 ‘유일한 재산’이며, 여성을 위한 섹스토이숍을 운영하는 강혜영씨에겐 ‘누구도 함부로 어지럽혀서는 안 될 내 집’이다.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 배복주에게는 ‘연애 관계에서 하자가 있다고 여겨지던 몸’이다. 이 밖에도 날씬하지 않고 식욕이 왕성한 요가 강사, 하루 300㎉씩 섭취했던 섭식장애 경험자, 구두를 신고 태평양을 걸어서 건넌다는 승무원 등 다양한 관점의 몸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 기자는 “여성들의 삶을 기록함과 동시에 그들의 용기를 경유해 우리의 삶을 말해보려 했다”고 밝혔다.
최근 여성들의 개별적 삶과 경험, 진로와 관련된 인터뷰집이 잇달아 출간된 가운데, 이다혜 작가의 ‘내일을 위한 내 일’도 성공한 여성 7명이 직업에 대해 가진 생각을 담았다.
이다혜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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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내 일’ 책표지.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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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을 발견하는 단계에서 꿈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이상희 교수 편이 참고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음대 입시생이던 고등학생 때 피아노 연주를 원치 않아 고고미술사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결혼에 의지하고 싶지 않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인류학을 공부했다. 꿈은 분명하나 자격이 있는지 자신감이 없어 방황하고 있다면 윤가은 감독이 위로가 될 수 있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재능에 회의를 가진 그가 찾은 답은 “감독으로서 자격은 작품마다 갱신된다”는 것이었다.
최근 여성들의 개별적 삶과 경험, 진로와 관련된 인터뷰집이 잇달아 출간된 가운데, 유선애 작가의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은 1990년대생 여성 10명과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
한겨레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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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책표지.
한겨레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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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서울예술대학 문예학부 교수는 “3~4년 전부터 남녀 간 구조적 불평등이나 성 착취, 사회 안전 등 여성의 존재 위기에 대한 분노와 회의를 다룬 출판물이 대세였다면, 최근엔 분노를 넘어 개별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에 대한 얘기로 관심의 초점이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어떻게 ‘유리천장’을 뚫고 자기 삶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관심을 두는 실용적인 페미니즘이 도래했다”며 “대다수의 2030 여성들이 어머니 세대보다 더 많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그들에게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1-01-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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