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가 극에 달한 이 시대. 경제, 법, 제도 등 사회 체계 전반이 소수 기득권층의 편에 선 듯해 일반인들의 무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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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 주식회사’는 서울신문 홍희경 기자가 그 무력감의 실체를 한국 경제시장에서 짚어낸 책이다. 정치, 경제, 사회부 기자로 활약한 저자는 취재 현장에서 직접 겪은 관련 사례와 경제지표, 최근의 연구 성과 등을 두루 빌려 우리 사회 전반을 장악한 기득권층의 실태를 고발했다.
낙수효과가 사라진 대한민국의 경제를 저자는 ‘노다지’라는 단어로 규정한다. 경제성장기 정부의 지원을 받아 내수시장을 장악해 기득권을 차지한 기업을 ‘노다지 주식회사’라 이름 붙였다. 책은 “대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산다”는 명제는 독이 든 성배로 돌아왔다고 지적한다. 대기업들의 독점 체제는 혁신의 저하를 불러와 경제 전반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노다지 주식회사’의 폐해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3개 회사가 독과점한 설탕 시장, 번번이 실패한 공항 입국 면세점 설치 등 저자는 피부에 와 닿는 사례들을 제시해 설명한다.
노다지 주식회사는 사회 전반을 곪아 들어가게 한다. 사법 체계, 관료, 전문가 집단은 정부와 대기업의 결탁을 감시하기는커녕 오히려 비호한다. 왜곡된 사법 체계는 시민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의료와 공공재까지 기득권이 독점하게 함으로써 가계 경제를 위협한다.
책은 재벌에 대한 범사회적 고민을 막연히 제안하는 데서만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 책임사회를 만들자는 주장을 제시한다. 제도 전반의 권한과 책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찾아내야 하며 그들에게 사후 ‘노다지 생태계’에 책임을 지게 하자는 얘기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5-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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