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물론 생각의 내용도 다르다. 저마다 다른 ‘생각의 문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의 ‘문법’은 관념이나 상식, 혹은 경향 등의 단어로 환치될 수 있겠다. 문제는 자신의 문법에 대해 지나치게 자의식을 가질 때다. ‘나의 확신’과 ‘너의 확신’이 만나면 충돌만 있을 뿐 소통은 없다. 내 생각은 확신과 신념이지만 남의 생각은 십중팔구 편견이거나 아집이다. 이 경우 충돌이 빚어지는 건 불을 보듯 뻔한데 그 결과는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다 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그 틀을 깨려 하지 않을까.
새 책 ‘생각의 문법’은 확신이 소통의 적일 수 있다는 것에 눈을 돌려 보자고 제안한다. 확신을 갖고 말하기 전에 우리가 미처 보거나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해선 어떻게 할 것인지 자문자답해 보자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확신’과 ‘확신’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아 줄 수 있는 ‘공통의 문법’이다.
책엔 모두 50개의 ‘왜’가 나온다. ‘왜 우리 인간은 부화뇌동하는 동물인가’, ‘왜 우리 인간은 들쥐떼 근성을 보이는가’, ‘왜 정치인들은 자주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가’, ‘왜 우리는 SNS 자기과시에 중독되는가’ 등 하나같이 자극적인 문구들이다. 저자는 이 궁금증들에 대해 자문자답하며 공통의 문법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풀어 가고 있다.
책은 ‘감정독재’,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가’ 등 이른바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여태 100개의 질문이 던져졌지만, 한국 사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이어지는 50개의 질문. 한데 미동이나 할지 역시나 의문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5-02-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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