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구본창 회고전
회화·조각 등 다양한 속성 접목
한국 현대사진의 새 지평 열어
습작·영화 포스터도 전시 눈길
전 세계 미술관으로 흩어진 조선 백자 12개를 촬영한 ‘문 라이징 Ⅲ’.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그는 1980년대까지도 기록으로만 기능했던 사진의 역할을 과감히 지우고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매체 속성을 반영한 독창적 예술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유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1988년에 한 워커힐미술관 전시 ‘사진, 새 시좌’는 ‘연출 사진’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형식으로 한국 사진계와 미술계에 충격을 안겼다.
연작 ‘숨’을 설명하고 있는 구본창 작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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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소장된 달항아리 12개를 담은 ‘문 라이징 Ⅲ’는 각기 다른 흑백조로 촬영해 마치 달이 영글고 지는 듯 신비로운 풍광을 자아낸다. 치매를 앓던 아버지의 육신에서 생명의 물기가 빠져나가는 순간을 포착한 ‘숨’ 연작을 모은 전시실은 어둡게 연출한 조명으로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운명인 생과 사, 자연의 순환에 대한 성찰을 안긴다.
작가가 7년을 기다린 끝에 천마총 금관, 금제 관모 등을 촬영한 ‘황금’ 연작.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기존에 없던 발상과 실험을 거듭했던 작가는 “꿈을 꾸는 자만이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다. 조금이라도 꿈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전시 공간인 ‘열린 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익명자’ 연작으로 그의 꿈과 항해가 진행 중임을 알린다.
2023-12-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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