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트 작가 아트놈 개인전 ‘메리 고 라운드 오브 라이프’
애니메이션, 명작 차용한 회화 및 입체 작품 42점 전시
데이비드 호크니의 ‘클라크 부부와 퍼시’ 이미지를 차용한 ‘Gazi & Artnom’. 예화랑 제공
팝아티스트 아트놈이 서울 강남구 예화랑에서 펼치는 개인전 ‘메리 고 라운드 오브 라이프’(Merry go round of life·인생의 회전목마)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모임을 갖기 어려운 때 혼자서도 연말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전시 제목은 작가가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에서 따왔다. 여느 해와 달리 쓸쓸한 연말이지만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를 타는 것 같은 즐거운 기분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1층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공기 조형물 ‘Green Motaru’. 예화랑 제공
1971년생인 작가는 ‘보물섬’을 탐독한 만화방 1세대다. 캐릭터에 관심이 많았지만 대학은 중앙대 한국화과로 진학했다.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이 권유했고, 동양화 수업할 때 먹의 느낌도 좋아서 자연스럽게 선택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3학년 때 중퇴하고, 아르바이트로 캐릭터 회사에서 일하면서 원래 하고 싶던 꿈을 되찾았다.
그는 “원래 내 성격은 어두운 편인데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캐릭터 작업과 잘 맞았다”고 했다. “캐릭터의 매력은 귀여움과 단순함”이라며 “귀여움은 우주 최고의 에너지”라고도 덧붙였다.
애니메이션 ‘마녀배달부 키키’를 패러디한 ‘Gazi’s delivery service’. 예화랑 제공
팝아트 작가 아트놈.
작가는 “철학적이고 무게감 있는 전시가 미술계에서 주류이지만 내 작업은 그와 달리 재미와 밝은 기운을 추구한다”면서 “특히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기쁨과 힘을 주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1월 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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