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공연계 분투
2월 매출액 206억 그쳐… 1월의 절반이달도 전국 공연장 휴관·취소 이어가
대관료·임금 문제로 공연 취소 어려워
마스크 의무화·생중계 등 자구책 마련
지난 2월 6일 서울시 방역팀이 종로구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코로나19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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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3월 공연계 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2월은 중순까지는 코로나19 위기감이 높지 않았으나,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서울은 물론 전국 공연장이 임시 휴관을 하거나 공연 중단·취소를 이어 가고 있다. 국공립 공연장들은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된 지난달 23일부터 잠정 휴관에 들어갔고,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은 3월에 예정됐던 공연과 전시 대부분을 취소했다.
●촘촘한 소극장선 마스크 필수·체온 측정
중형 공연장과 서울 대학로 소극장들은 자구책을 쓰면서 공연을 이어 가고 있다. 이미 지불한 대관료와 빠듯한 임금, 오랜 기간 작품에 투자한 창작진의 노력 등이 맞물려 쉽게 공연 취소를 결정할 수 없는 처지다.
한국 연극 작품의 산실 대학로는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거주 50대 여성이 앞선 22일 대학로 M시어터에서 연극 ‘셜록홈즈’를 관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극장은 지난 6일까지 폐쇄됐고, 정밀 소독을 진행했다. 다행히 이 여성은 극장 안내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로 소극장 공연은 객석 간격이 좁고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 관객이 배우와 함께 호흡할 수 있어 연극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런 소극장 공연의 매력이 호흡기 감염병 사태에선 독이 됐다. 이런 탓에 대학로 공연장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객은 입장을 허가하지 않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고 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을 공연 중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은 마스크 미착용 관객 입장 제한을 예매 사이트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고, 연극 ‘지구를 지켜라’를 공연 중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는 마스크 미착용 관객과 체온 37.5도 이상 관객은 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극장 측은 체온 측정을 위해 객석 입구에 열 감지 카메라와 체온계를 구비, 모든 관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지난 2일 네이버 V라이브 녹화 중계를 통해 온라인 공연의 흥행 가능성을 보여준 뮤지컬 ‘마리 퀴리´ 중 한 장면.
라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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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뮤지컬 ‘데미안’(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연극 ‘아트’(강남 백암아트홀) 등도 지난 7일 개막을 강행했다.
●유튜브로 포털로… 무관객 생중계 공연도
‘무관객 생중계’ 공연도 등장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올해 처음으로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준비한 연극 ‘브라보 엄사장’을 오는 12일 오후 4시 공식 유튜브 채널 ‘꺅티비’ 등을 통해 생중계한다. 연극은 애초 12~15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취소됐고, 관객 없이 공연을 진행하면서 생중계 형식으로 공개된다. 이우종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첫 시즌제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던 경기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관중 생중계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어지는 나머지 공연들도 시간을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네이버를 통해 생중계된 무용 ‘히트 앤 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앞서 지난 2일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녹화 중계된 뮤지컬 ‘마리 퀴리’ 공연 실황은 21만 뷰를 기록하며 침체된 공연계에 온라인 중계 흥행 가능성을 보여 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20-03-0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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